이달 말 ‘고검장·검사장 인사’… 구상엽·박기동·성상헌·이창수 등 승진 물망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유임에 무게
법무부가 이르면 이달 말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현안 수사 지휘부의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주께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려 이달 마지막 주에 보임하는 승진·전보 인사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인사에서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주요 현안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에 누굴 앉히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장과 서울남부지검장, 수원지검장 인사에 정치권과 재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중앙지검 백현동·돈봉투 의혹, 수원지검 대북송금 수사서울중앙지검 반부패 1~3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과 민주당 돈 봉투 살포 의혹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백현동 개발 비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수사팀은 조사 이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돈 봉투 살포 의혹 수사는 아직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치지 않은 상태여서,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에 대한 공소유지와 돈 봉투 의혹 수사의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원지검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는 최근 들어 의혹의 키맨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심경 변화로 인해 탄력이 붙은 상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사실을 사전에 이 전 부지사로부터 보고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 수사는 이 대표의 개입 여부까지 확인해야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전 부지사의 심경 변화로 수사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지휘부를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증권범죄와 가상화폐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장이 이번 인사에서 교체될지도 관심을 끈다.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직제 개편을 통해 비직제 조직이었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정식 부서로 변경했다. 지난달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까지 출범시킨 서울남부지검은 규모나 수사력 면에서 사실상 서울중앙지검에 버금가는 중요 검찰청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특히 금융계에서는 서울남부지검장이 교체될지, 바뀐다면 누가 후임 검사장으로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수원 29·30기 ‘검사장 승진’ 대상 관심 집중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29·30기가 검사장 승진 대상이다. 현재 공석인 고검장 5자리를 모두 채운다면, 검사장 승진은 8~10명 정도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9기에서는 박세현 서울고검 형사부장과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 박지영 서울고검 공판부장, 최호영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검사장 승진 막차를 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줄곧 기수 내 선두주자로 달리다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공보 업무를 맡은 뒤 검사장 승진에서 밀렸던 박 형사부장의 검사장 승진 여부가 주목된다. 손 부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고발 사주 의혹’이 변수로 남아있다.
30기에서는 검찰 내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구상엽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대검찰청 대변인이었던 이창수 성남지청장,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성상헌 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검사장 승진 0순위 후보로 꼽힌다. 이 밖에도 지난 정부에서 검찰개혁을 단행할 당시 검찰 내부망에 지속해서 비판 목소리를 냈던 정유미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 방침을 여러 차례 지휘부에 보고했던 변필건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를 ‘친형 강제 입원’ 혐의로 기소했던 양동훈 울산지검 차장검사, 2조원대 금괴 밀거래 조직을 적발한 조대호 대구지검 1차장검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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