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관.종.]코로나19도 비켜간 코스맥스, 유커 지렛대로 고속성장 채비
돌아온 유커에 안정적 성장 전망…늘어난 단기차입은 부담
편집자주 - 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번 주에는 최근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으로 주목받는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코스맥스를 분석했습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제조와 패키징 전문 기업이다. 창업주인 이경수 회장이 1992년에 설립, 32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제품군을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케어, 바디케어, 향수 등으로 확대하면서 종합화장품 제조 업체로 성장했다. K뷰티 산업 성장에 힘입어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프랑스 등에 지사를 설립해 명실공히 글로벌 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했다.
코스맥스그룹은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코스맥스를 비롯한 계열사들을 거느리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래로 인적분할로 신설한 코스맥스를 비롯해 코스맥스엔비티(건기식)와 코스맥스바이오(건기식), 코스맥스파마(의약품), 코스맥스바이오텍(화장품·의약품),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화장품)·해외법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유커가 국내 여행과 쇼핑을 위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매출처 다변화 전략…코로나19에도 외형 성장
코스맥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2019년 1조3307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1조6001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른 화장품 회사들이 코로나 기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적 및 재무상황 악화를 겪는 와중에 매출이 20% 이상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맥스의 계속된 성장의 비결로 매출처 다변화 전략을 꼽는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중심의 화장품 판매 채널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존에 거래처로 확장해 온라인 중심의 고객사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 코스맥스는 애터미, 카버코리아, 지피클럽, 동국제약, 고운세상코스메틱 등의 온라인 브랜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고객사 제품을 제조하고 패키징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에서 국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주효했다. 코스맥스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하게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2004년 상해법인 설립으로 처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3년 광저우 법인을 설립해 중국 매출을 늘렸다. 미국 법인 설립과 현지 업체 인수 등으로 미주 지역 생산 기반도 확대했다. 2014년에는 인도네시아, 2017년 태국, 2021년 일본에 법인을 신설했다.
코로나 기간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방문이 급감하는 동안에는 이센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광저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친환경·스마트 화장품 공장을 지었다. 이 공장을 활용해 마녀공장, 클리오 등의 현지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공급했다. 그 결과 코스맥스는 중국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미국에도 신규 법인과 공장을 설립해 에스티로더, 로레알, 존슨앤존슨, 메이블린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생산을 늘려나갔다. 글로벌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59%, 아시아 40%, 미국 10% 등으로 분산됐다.
손소독제 사업도 화장품 부문 매출 감소를 채웠다. 코스맥스는 코로나가 터지면서 국내 공장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소독제 사업에 진출해 생산 물량을 늘렸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코스맥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분기에 되려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1년 2분기 매출이 4793억원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167%, 순이익은 274억원으로 415%나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지역별, 제품별 다변화 전략은 지난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경기둔화가 극에 달할 때도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발(發) 수요 부진으로 코스맥스 매출의 30% 이상 차지하는 중국 법인 매출과 국내 법인의 대중국 주문 감소에도 미국과 일본, 동남아 지역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 축소를 방어할 수 있었다.
재무부담 커졌지만…‘유커’ 효과로 성장궤도 지속
다변화 전략은 어려운 시기에 외형 성장을 가져다줬지만, 잇따른 자본지출(CAPEX) 투자로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재무부담 확대로 이어지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중국 색조공장 설립, 평택 물류센터 증축, 미국 화장품 제조사 누월드(Nu World) 인수 등으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났다. 투자가 지속되면서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밴 순(純)차입금은 2020년 말 5077억원까지 늘었다.
이듬해 유상증자로 1322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순차입금이 4596억원으로 줄었다가 평택 제2공장 건설, 중국 신사옥 신축 등으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차입금이 다시 불어났다. 2021년 말 5633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6079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4.7배까지 상승하면서 재무부담이 다소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 부담이 늘어나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육박한다. 차입금 중 6000억원가량을 연내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도 투자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서 차입금 축소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허용하면서 코스맥스에 큰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커들의 국내 소비 확대로 코스맥스의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의 코로나 방역 해제, 국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등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중국 광저우 내 합작법인 공장의 가동 개시 계획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매출 성장세 등을 고려하면 외형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증가했지만, 중국법인 상장으로 현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 확대로 EBITDA 현금흐름이 개선될 공산이 크다"면서 "차입금 상황이 현재보다 더 나빠지지 않고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코스맥스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맥스의 2023년과 2024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27.6%, 17.2% 상향 조정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등 전 세계에서 한국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며 코스맥스 한국 법인의 매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국 유통사와 화장품사의 점진적인 재고 소진에 따라서 하반기에는 중국 법인 매출 회복 속도가 상반기보다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커의 증가로 국내 브랜드 고객사들의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출이 증가하면서 코스맥스의 국내 매출도 큰 폭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일본과 동남아 고객사 주문도 올해 하반기에 두자릿수 성장이 예상되고 중국 법인 주문도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두자릿수 이상의 주문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며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도 외형 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