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사우디 알힐랄 입단…2년 계약+총급여 4000억→이강인과 끝내 작별 [오피셜]
브라질 축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입성했다.
네이마르가 사우디 최고 명문이자 지난 1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알힐랄과 계약했다. 알힐랄은 16일 네이마르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 및 연봉 등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없으나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네이마르는 알힐랄과 2년 계약했으며 연봉은 1억5000만 달러씩 총 3억 달러, 한화로 4007억원이다.
네이마르는 지난 6년간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활약했으며 PSG와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 이적료 역시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지만 최대 1억4000만 유로(2047억원)다.
이로써 네이마르는 지난 2013년 브라질 산투스에서 스페인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정확히 10년간 유럽 생활을 하고 중동으로 건너가게 됐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에선 공식전 186경기에 나서 105골을 기록했으며, 이후 PSG로 지난 2017년 이적하고는 6년간 173경기에 나서 118골을 넣었다. 이 기간 스페인 라리가 우승 2회, 프랑스 리그1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및 준우승 1회, 스페인 코파델레이(국왕컵) 우승 3회, 프랑스컵 3회를 기록했다.
알힐랄은 PSG와 계약기간이 끝난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PSG와 극한 대립을 빚었던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 영입에 전력투구했다. 그러나 둘을 데려오는 것에 실패하고 슈퍼스타 없이 새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네이마르가 극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그에게 '오일 머니'의 위력을 과시하며 영입에 성공했다. 네이마르는 당초 친정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것을 고려했으나 이적료 없는 메시도 데려오지 못해 결국 미국 인터 마이에미로 내준 바르셀로나가 이적료까지 붙은 네이마르를 데려오기는 쉽지 않았다.
이 때 알힐랄이 뛰어들어 속전속결로 네이마르 확보에 나섰다. 네이마르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내면서 중동행을 선택했다.
네이마르는 4000억원 총 급여 외에도 화려한 혜택을 사우디에서 누리게 된다. 우선 이슬람 율범에 구애받지 않고 여자친구와 동거가 가능하다.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지난 1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우디 알나스르로 올 때 연인 조지나 로드리게스를 율범에 상관 없이 데려와 같이 사는 것과 똑같다.
이에 더해 사우디를 홍보하는 게시물 올릴 때마다 7억원을 받는 이색 옵션까지 쥐게 됐으며, 전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비행기, 그리고 집사들이 포함된 최고급 호화 주택 역시 제공받게 된다. 사실상 사우디 정부에서 나서 네이마르 영입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론 씁쓸한 이적이다.
네이마르는 지난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2억2200만 유로(3246억원)라는, 세계축구 역사 최고 이적료로 PSG에 둥지를 틀었는데 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PSG는 카타르 정부에 인수된 뒤 프랑스에선 독보적인 전력을 구축했으나 유럽 무대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해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이 때 나타난 선수가 바로 25살로 선수 생활 전성기를 앞둔 네이마르였다. 특히 네이마르 아버지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로 가는 것에 적극적이었고 네이마르 역시 가족의 뜻을 존중하면서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의 그늘에 가려진 2인자가 되기 보다는 PSG에서 1인자가 되기로 했다.
그러나 네이마르의 파리 생활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많아 거칠고 과감한 리그1 특유의 경기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부상이 잦았으며 올해도 지난 2월 상대 반칙에 쓰러진 뒤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고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는 네이마르의 출전 경기 수에 큰 영향을 미쳐 6년간 173경기, 리그1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등을 합쳐 연간 30경기도 뛰지 못하는 일로 이어졌다.
게다가 네이마르 스스로도 파리에 정을 크게 붙이진 못하는 모습이었다. 팬들도 이를 아는 듯 지난 봄엔 PSG의 극성팬들이 응원하는 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충격 탈락을 지켜본 뒤 네이마르 파리 집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네이마르는 지난 7월만 해도 PSG에서 계속 선수 생활 이어나갈 뜻을 내비쳤다. 재활을 거의 마쳐 PSG의 아시아 투어 명단에도 포함됐다. 일본에서 열린 3경기는 전부 결장했으나 한국에서 열린 지난 3일 부산 전북전에선 90분 풀타임을 뛰며 2골 1도움을 기록, 자신의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고, 이후 휴가를 다녀온 네이마르에 대해 PSG는 갑자기 그를 방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소식이었으나 그의 이적이 가시화된 15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져 구단과 극한 갈등을 풀고 PSG 훈련장에 복귀한 음바페가 네이마르의 방출을 구단에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마르는 후배에 의해 사실상 쫓겨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PSG 역시 음바페와 갈등을 풀어 그를 이적시키더라도 이적료를 받고 보내는 것이 당면 과제인 터라 음바페의 요청을 받아들여 네이마르의 이적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메시와 음바페를 노리던 알힐랄이 PSG 구단 내부의 역학 관계에 편승해 슈퍼스타를 얻게 됐다.
한국팬 입장에서도 네이마르의 알힐랄 이적은 아쉽다. 이강인이 지난달 초 PSG와 5년 계약을 체결한 뒤 그를 가장 챙겨준 이가 바로 네이마르였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을 연이어 방문한 아시아투어에서 네이마르는 항상 이강인과 붙어다녔고 둘은 버스에서 옆좌석에 붙어 앉아 서로 장난을 치는 등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과시했다.
그리고 이런 케미스트리는 시즌 돌입 뒤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네이마르의 전격 이적에 따라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 '강인 마르'의 호흡이 전북전 한 경기로 끝이 났다.
네이마르가 입단하게 될 알힐랄은 올 여름 유럽 빅리그 스타플레이어 영입이 아니어도 사우디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데리고 있어 전력이 탄탄한 팀으로 꼽힌다. 포르투갈 출신 69살 호르헤 헤수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올 여름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를 각각 울버햄프턴과 첼시, 라치오에서 영입해 전력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여기에 네이마르라는 '게임 체인저'를 확보하면서 아시아 최강 다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엔 사우디 1부리그에서 3위를 차지,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한 상태다.
네이마르의 알힐랄 입단은 알힐랄을 넘어 사우디 프로축구 전체에도 빅뉴스다. 사우디 1부리그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4팀, 알힐랄, 알이티하드, 알나스르, 알아흘리를 중심으로 오일 머니를 미친 듯이 꺼내 유럽의 정상권 선수들을 대거 확보했다. 지난 1월1일 메시와 함께 2000년대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호날두가 알나스르에 연봉 2억 유로(2800억원)로 입단해 돈의 위력을 알린 사우디 축구계는 유럽 축구 이적시즌인 지난 7월부터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쓰며 지구촌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 결과 호날두가 뛰는 알나스르에선 호날두를 비롯해 지난해 발롱도르 2위에 빛나는 사디오 마네를 바이에른 뮌헨에서 데려왔으며, 인터 밀란의 대형 미드필더 마리오 브로조비치도 얻었다. 알티이하드는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와 계약을 체결해 시선을 모았다. 또 프랑스 국가대표 수비형 미드필더로 첼시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은골로 캉테, 리버풀의 전성기에 보탬이 된 미드필더 파비뉴, 셀틱의 유망 공격수 디오고 조타를 최근 한 달사이 줄줄이 데려왔다.
승격팀 알아흘리는 '리버풀 축구도사'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비롯해 레스터 시티와 맨시티의 전성기를 연이어 이끈 리야드 마레즈, 바르셀로나와 뉴캐슬에서 각각 뛰었던 프랭크 케시에, 알랭 생-막시맹을 확보해 상위권을 노크하는 중이다. 이밖에 사우디 국부펀드가 대주주는 아니지만 스티븐 제라드와 조던 헨더슨 등 리버풀의 레전드 미드필더를 각각 감독과 선수로 데려온 알 에티파크도 주시할 팀이다.
네이마르는 이르면 오는 19일 오후 8시에 열리는 알파이하와의 사우디 1부리그 경기를 통해 중동 데뷔전을 치른다. 8월28일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알 에티파크, 9월1일 라이벌 알이티하드와의 원정 경기 등이 당장 네이마르가 넘어야 하는 상대팀들이다.
사진=알힐랄 SNs, 알이티하드 SNS, 알아흘리 SNS, 엑스포츠뉴스DB, PSG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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