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하락' 장점 잃은 투심? '홀드왕'은 열흘만에 달라질까
윤승재 2023. 8. 16. 06:00
홀드왕 출신 정우영(LG 트윈스)이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은 아니었다. 계속되는 부진 때문이었다. 정우영은 올 시즌 50경기에 나서 4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지난 2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8월 5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12.00(3이닝 4자책)으로 부진하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는 아니었다. 정우영 본인의 요청도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과 면담을 했는데, 2군에 가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슬라이드 스텝(slide step)도 조금 더 빨라야 하고, 구종도 더 다양해져야 한다는 걸 본인이 느낀 것 같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올 시즌 정우영은 자신의 투구폼과 투구 래퍼토리에 큰 변화를 줬다. 그동안 정우영은 150km/h대 중반의 구속을 유지하기 위해 느린 슬라이드 스텝을 유지해왔으나, 도루를 많이 허용한다는 약점 때문에 세트포지션 동작을 바꿨다. 여기에 커브, 체인지업 등 구종을 추가해 투구 내용을 다양화했다.
하지만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자랑이었던 투심 패스트볼(투심)의 구속은 지난해 평균 150km/h에서 148km/h로 떨어졌고, 투심의 피안타율은 지난해 0.224에서 올 시즌 0.322로 치솟았다. 투심의 피장타율도 0.307에서 0.385까지 올랐다. 압도적이었던 땅볼/뜬공 비율도 지난해 4.55에서 2.33까지 뚝 떨어졌다. 성적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정작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의 구속 하락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정우영은 구속보다는 투심의 무브먼트(볼의 움직임)가 중요한 선수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오히려 구종의 다양화를 더 강조하면서 커브와 체인지업 비중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정우영의 올 시즌 투심 비중은 78.4%로 지난해 91.9%에서 크게 줄었다.
구종의 다양화가 효과를 본 기간도 있었다. 정우영은 7월 한 달 동안 투심의 의존도를 65.2%까지 떨어뜨리고, 커브 15.6%, 슬라이더 11.9% 등 변화구 비중을 크게 높인 결과 8경기 평균자책점 1.13(8이닝 1실점)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8월 투심의 비중이 75.6%로 다시 늘고, 다른 변화구 비중이 11% 이하로 떨어지면서 성적도 하락했다.
이에 결국 정우영이 2군행을 자처했다. 염경엽 감독은 “투심 패스트볼만 가지고는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는 걸 본인이 깨달은 것 같다”라며 그의 결심을 흡족해했다. 염 감독은 “확실한 구종이 하나가 더 늘면 장점인 투심 패스트볼의 효과도 커진다. 이정용도 포크볼을 추가해 성공하지 않았나. 정우영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정우영도 할 수 있다”라며 그를 격려했다.
시즌이 한창인 지금 대대적인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확신이 있었다. 염 감독은 “정우영은 (1군 등록 가능한 날짜인) 열흘 뒤에 바로 1군으로 돌아온다”라면서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얘기를 해온 건데, 결국 그동안은 본인의 마음이 안 바뀌어서 안 됐을 뿐이다. 본인이 느낀 것만으로 준비가 돼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달라진 그의 복귀를 기대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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