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한 돈 받지말라”고…尹이 전한 생전 부친 일화들

권남영 2023. 8. 1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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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15일 별세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각별한 부자지간이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를 '제1 멘토'라고 꼽을 정도로 성장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으로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를 꼽은 것도 부친 영향이 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평생의 관심이 양극화, 빈부격차였다"며 "아버지가 제1 멘토였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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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친 임종 20분 전 도착해 곁 지켜
부친, 마지막 남긴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15일 별세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각별한 부자지간이었다. 윤 대통령은 아버지를 ‘제1 멘토’라고 꼽을 정도로 성장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지만, 윤 교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진짜 고향으로 여기며 ‘충남의 아들’을 자처해왔다. 유년 시절 경제학자를 꿈꿨던 윤 대통령은 ‘더 구체적인 학문을 하라’는 윤 교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책으로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를 꼽은 것도 부친 영향이 컸다. 저명한 계량 통계학자였던 윤 교수가 서울법대 입학 기념으로 선물해준 책이었다고 한다.

부친 윤기중 교수가 직접 찍은 윤석열 대통령 유아 시절.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교수의 가족 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대학 졸업 후 신림동 고시촌이 아닌 윤 교수가 재직했던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 주로 사법시험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엄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전 한 방송에 출연해 “공부 안 하고 놀러 다닌다고 많이 혼났다”며 “대학생 때 늦게까지 놀다가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칙주의자’였던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이 2002년 검사 옷을 벗고 1년 동안 대형 로펌에 몸담았다가 다시 검찰로 복귀할 때 크게 반겼으며, “부정한 돈은 받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교수의 가족 사진. 오른쪽이 고인인 윤 교수, 왼쪽 두번째가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교수의 가족 사진. 왼쪽이 고인인 윤 교수, 오른쪽이 윤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동시에 자애로운 아버지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학교 시험 성적을 나쁘게 받으면 모친 최성자 여사에게 크게 혼날까 봐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더 관대했던 윤 교수 퇴근을 기다리며 집 밖을 서성였다고 한다.

윤 교수는 고교를 졸업한 윤 대통령과 친구들을 연희동 자택으로 불러 ‘마패’라는 국산 브랜디를 따라주며 직접 ‘주도’를 가르쳤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학창 시절 은사들에게 유독 깍듯했던 배경에는 과거 스승들을 매주 한 차례씩 초청해 식사를 대접한 윤 교수의 정성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평생의 관심이 양극화, 빈부격차였다”며 “아버지가 제1 멘토였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부친과의 추억담을 자주 꺼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방일 전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1960년대 일본에서 학업 중이던 윤 교수를 찾았던 일을 꺼내며 “히토쓰바시대학이 있던 거리가 눈에 선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부친이 며칠간 위중한 상황에도 참모들에게 내색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찾아뵐 예정이었으나 부친 병세가 최근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직후 윤 교수가 입원 중인 병원으로 직행해 가족들과 임종을 지켰다. 윤 교수는 윤 대통령 도착 20분 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가 의식이 있을 당시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에게 남긴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날 빈소에서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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