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정표" 尹의 예고...29년전 YS '비밀작전' 업그레이드 된다 [3국 정상회의]
1994년 11월 1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만찬 직후 비밀 작전을 수행하듯 삼엄한 보안 속에 자리를 옮겼다. 김 대통령이 향한 장소는 자카르타 힐튼 컨벤션 센터의 한 회의 공간. 이곳엔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일본 총리도 자리했다. 최초의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순간이었다.
29년 만에 새롭게 진화하는 한·미·일
약 30년간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췄던 한·미·일 공조는 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새로운 형태로의 진화를 알릴 예정이다. 이날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이 한반도 문제를 넘어 동북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내의 안보 위협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상징적 일정으로 평가된다. 최근 경제·안보·외교 모두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인 인도-태평양에서 한·미·일의 ‘안보 파수꾼’ 역할을 알리는 자리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사흘 뒤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핵 넘어서되 북핵 집중력 유지해야
3국이 북핵을 넘어 글로벌 안보 위협에 대응하면서도 북핵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선 한·일 협력이 필수적이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북핵 위협의 당사국이다. 즉 한·미·일 공조의 틀 안에서 일본을 상대로 끊임없이 양국의 핵심 과제는 북핵 임을 상기하고, 이를 통해 일본 정부와 정치권 역시 북핵 위협에 상시적 경각심을 유지토록 견인해야 하는 이유다.
'中 견제'서 정교한 외교술 필요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중국은 관련 국가가 각종 소집단을 만드는 것에 반대하고 대립을 격화하는 것에 반대하며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전을 해치는 행동에 반대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 미국이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3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상호 연계를 추구한 배경엔 대중 견제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최근 미·중 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한·미·일 공조의 대중 견제 색채가 단기간에 짙어지진 않겠지만, 한·미·일과 북·중·러의 경쟁 구도가 고착화되고 미·중 공급망 경쟁이 가열될수록 한국의 '중국 상대 능력' 역시 정교해지고, 고급스러워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글로벌로 역할 확장, 옥석 가려야
실제 한국은 주요 국제무대에서 때로 미·일과 다른 입장을 취하곤 했다. 지난해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에 불참하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규탄 결의안에 기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국내외에선 한국이 가치외교를 표방하면서도 주요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선택적으로 접근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안 별로 공조와 비판 중 무엇을 택할지에 따라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드러나게 된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맘카페 수다쟁이 멀리하라” 성적 올리는 ‘의사의 교육법’ | 중앙일보
- "춘천 레고랜드 이 모자 쓰지마세요"…생식기 발달장애 유발 충격 | 중앙일보
- 24시간 운행 美무인택시서 성관계…'움직이는 러브호텔' 우려 | 중앙일보
- "아줌마 말 똑바로 해" 시어머니 머리채 잡으려 한 며느리 | 중앙일보
- 200억 부동산 쥔 박수홍 형수, 횡령 재판서 "내가 재테크 잘해서" | 중앙일보
- "국민만 바라봐야" 대통령 된 아들에게 당부한 '꼿꼿 학자' | 중앙일보
- [단독] "잼버리 예산으로 새만금 SOC 만드나" 국회 2년 전 경고 | 중앙일보
- 목포 상가 화장실서 30대女 사망…현직 해양경찰, 살인 혐의 체포 | 중앙일보
- 부영 회장, 고향사람들 이어 동창에도 쐈다…1억원 통큰 선물 | 중앙일보
- 김혜수가 다이아몬드 빼돌린 그 곳…CG 같은 국내 섬, 어디 [GO로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