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성전 마당을 짓밟는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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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이사야서가 기록된 시대의 이스라엘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휩쓸리고 있었다.
하나님은 이사야서의 서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식일과 절기마다 드리던 제사를 문제 삼으신다.
오히려 그들의 수많은 제사와 제물이 하나님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오히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제사를 드리겠다고 나와 하나님의 집 마당을 밟고 있다고 지적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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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이사야서가 기록된 시대의 이스라엘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휩쓸리고 있었다.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몰락해 가는 유다와 예루살렘을 바라보면서 이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시선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계시는 외교적인 분석이나 정치적인 평가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의 눈으로는 깨달을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이고 정확한 시각, 곧 하나님의 시선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시선은 무엇이었을까. 하나님은 이사야서의 서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식일과 절기마다 드리던 제사를 문제 삼으신다. 그런데 초점은 제사나 제물 자체에 있지 않다. 하나님은 더 정성스러운 제사와 더 많은 제물을 이스라엘에 요구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들의 수많은 제사와 제물이 하나님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오히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제사를 드리겠다고 나와 하나님의 집 마당을 밟고 있다고 지적하신다. 여기서 마당을 밟는다는 말은 ‘짓밟는다’는 단어가 지닌 부정적 뉘앙스를 갖는다. 즉, 하나님의 집이 제사 드리러 오는 사람들로 인해 훼파되고 더럽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종교적 열심으로 가득한 수많은 제사가 도리어 하나님을 모욕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제사 행위 자체에 있지 않았다. 수많은 제사와 더불어 악을 행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였다. 그들이 제사 때마다 오목하게 모아서 하나님 앞에 내밀며 복을 간구하는 그 손에 피가 가득하다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그 피는 다름 아닌 고아와 과부, 곧 사회적 약자들이 억울하게 흘린 피였다. 손에 피를 묻힌 채 드리는 수많은 제사와 제물은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모독이었다.
하나님께서 당신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더 많은 제사나 제물이 아니다. 악을 행하고 불의를 따르며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고 학대하는 것을 멈추라고 말씀하신다. 이와 같은 불의를 멈추지 않으면서 행하는 모든 종교적 의식과 제사는 하나님께 가증한 것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오늘날의 교회조차 문제의 처방을 더 많은 제사, 더 많은 제물에서 찾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예배 열심히 드리고 기도 많이 하면 다 해결된다고 가르치는 일이 많다. 반면 선행을 하고 정의를 구하며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선행을 강조하는 것을 행위 구원론이고 사회복음이라고 폄훼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반드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사람들을 향한 돌봄으로 이어져야 한다. 성경은 이 둘을 절대 분리하지 않는다.
이사야를 통한 하나님의 비수 같은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울려 퍼지고 있다. 자기 탐욕에 사로잡혀 이웃의 고통을 철저히 무시하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겠다고 나서는 것만큼 하나님 앞에 가증한 일도 없다. 우리가 열심과 정성으로 드리는 예배가 자칫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고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절규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주님은 우리를 부르셔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시길 원하신다. 탐욕에 붙잡힌 삶을 멈추고 주님께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신다. 복과 생명의 길, 곧 예수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여기 길이 있으니 이제라도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길로 돌이키라고 촉구하신다.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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