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무의 휴먼 & 펫] 저마다 더위를 이기는 법
어느 해보다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볼일이 있어 한낮 뙤약볕에 잠깐이라도 나갔다 오면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땀은 증발하면서 체온을 식혀주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 체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개나 고양이는 땀샘이 없어 땀을 흘리지 않는다. 이 무더운 날씨를 개와 고양이는 어떻게 견디는 것일까.
엄밀히 말해 개와 고양이가 땀을 전혀 흘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땀샘에는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이 있는데, 땀은 대부분 에크린샘에서 분비된다. 털로 덮인 개와 고양이는 피부에서 충분한 땀의 증발 작용이 일어나기 어려워 땀샘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코와 발바닥에 약간의 땀샘이 있는 정도다. 대신에 개들은 체온이 올라가면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숨을 헐떡임으로써 체온을 식힌다. 이것을 ‘팬팅(panting)’이라고 한다. 그래서 개들이 무더운 날씨나 심한 운동을 한 경우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숨을 내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고양이가 개처럼 혀를 늘어뜨리고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고양이 혀의 해부학적 구조가 개와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무더운 날씨에 체온을 어떻게 유지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고양이는 햇볕 내리쬐는 낮에는 햇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주로 기온이 떨어진 저녁에 먹이 활동이나 사교 활동을 하러 다닌다.
모든 생명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지 않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무더위를 넘기고 있다. 모든 동물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를 이겨내듯 우리 인간 또한 인간의 특성인 이성을 이용하여 더위를 이겨나가야 할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인류의 행위로 야기된 기후 온난화로 인해 폭염 같은 기후 재난이 더 심해질 텐데, 그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집단 지성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박종무 평생피부과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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