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기일,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고(故) 박정희(1917~79)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모친인 고 육영수(1925~74) 여사 기일에 맞춘 공개 행보였다. 이번 방문은 올해 들어 박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공개 행보다.
이날 구미시와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50분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사저에서 출발해 10시50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생가에 있는 박정희·육영수 내외 영정을 모신 추모관을 참배하고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베이지색 얇은 윗옷과 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는 등 편한 복장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와 진주 목걸이도 눈에 띄었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와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 등이 함께했다.
박 전 대통령은 생가 인근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과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도 둘러봤다. 생가에서 이동하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을 보고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묻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오늘이 어머니 49주기 기일이기도 하고 아버지 생가를 방문한 지도 좀 오래됐다”며 “좀 더 일찍 방문하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엔 아버지를 모시고 여러 번 왔었고, 걸어 올라오면서 많은 분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모친인 육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재일교포 2세인 문세광(1951~74)의 저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계 전 의원들의 TK(대구·경북)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그때 나온 내용이 전부”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유영하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상당히 회복됐으며 측근들과 만나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경호차에 올라타 지지자들에게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 측에서 갑자기 일정을 알려왔다. 경호실 인원과 함께 생가를 방문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서도 기동대를 배치해 경비했다”고 전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이후 1년여 만의 첫 공개 외출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4일 사면·복권 후 고향인 달성군 사저에 입주했다. 당시만 해도 대구가 다시 ‘보수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입주 후 1년여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는 공개 일정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유영하 변호사는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이 산책 겸 지역 전통시장도 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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