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또 정치인 피격 사망…“코카인 조직 기승, 치안 사상 최악”
남미 에콰도르에서 야당 대선후보가 피살된 지 닷새 만에 유력 정치인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코카인 불법 거래의 거점으로 떠오른 에콰도르에 온갖 범죄조직이 모여들며 치안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시민혁명운동 소속 대통령 후보 루이사 곤살레스(45)를 돕던 정치인 페드로 브리오네스가 에스메랄다스에 있는 자신의 집 근처 공원에서 오토바이를 탄 2명의 괴한이 쏜 총에 맞았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8명의 대선후보 중 선두를 달리는 곤살레스 후보는 소셜미디어(SNS)에 “무능한 정부와 마피아에 의해 완전히 점령당한 국가가 국민을 완전히 포기했기 때문이며, 이제 변화가 시급하다”고 썼다.
이번 사건은 건설운동 소속 대선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지난 9일 총격으로 피살된 지 닷새 만에 벌어졌다. 지난 11일엔 총선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 에스테파니 푸엔테가 차 안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자 두 명의 총격을 받고 겨우 탈출해 목숨을 건진 일도 있었다.
에콰도르는 역사상 최악의 치안 위기를 겪고 있다고 스페인 신문 엘파이스가 전했다. 2018년 10만 명당 5.8명이었던 살인율은 지난해 10만 명당 26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오는 20일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최근 몇 주 동안 폭발물을 이용한 테러와 총격 사건이 급증했다.
CNN은 치안 위기가 코카인 붐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의 항구는 코카인 밀거래의 주요 환승지로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 카르텔, 브라질 도시 갱단, 알마니아 마피아 조직 등 온갖 마약 밀매조직이 에콰도르의 범죄집단과 연합해 이 지역에서 치안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 경찰·군대·사법부·행정부 등 기득권층이 마약 조직과 결탁하는 등 부패가 심화되면서 치안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오는 20일 치러지는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2위보다 10%포인트 앞선 후보가 나오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10월 15일 예정)을 치른다. 에콰도르 정치 분석가 페드로 도노소는 “대선이 결선 투표까지 이어지는 것은 에콰도르를 더 큰 혼란과 분열로 몰고 갈 최악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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