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中 경제…7월 지표 줄줄이 예상치 크게 밑돌아

김상도 2023. 8. 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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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생산·소비부진, 고정자산투자 감소
청년실업률 통계 발표 중단… 절반이 백수?
유동성 공급 나선 中 정부, 111兆 푼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돌연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초 베이징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구인업체 직원들과 상담을 하는 모습. ⓒ AP/뉴시스

중국 경제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소매판매 등 7월의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데다 청년실업률을 돌연 비공개로 돌려 중국 경제 상황이 상상 이상으로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5년 연속 신규 주택판매 1위’를 달리던 비구이위안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부동산신탁회사의 상품상환 실패로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3조 6761억 위안(약 676조원)으로 집계됐다. 소매판매 증가율(2.5%)은 로이터통신 전문가 예상치(4.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소매판매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지난해 상하이 봉쇄조치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 4월 18.4%까지 치솟았다가 5월(12.7%) 이후 상승세가 꺾였고, 6월(3.1%) 이후엔 한자릿수로 대폭 둔화했다. 로이터는 “소매판매는 여름 휴가 시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며 “중국 경제가 7월에 더욱 둔화하면서 이미 위축된 성장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 산업생산도 전년보다 3.7% 늘어나는 데 그쳐 둔화세가 지속됐다. 산업생산은 공장과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하는 지표다.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며 고용과 평균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산업생산이 둔화됐다는 말은 그만큼 기업 생산활동이 위축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장과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를 반영하는 고정자산투자(1~7월 누적)는 전년보다 3.4% 증가에 그쳤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앞으로 고정자산투자가 더 악화할 전망이다.

특히 이날 국가통계국은 7월 도시실업률(5.3%)을 발표하면서 청년(16~24세)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을 예외적으로 비공개로 돌렸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8월부터 청년실업률 등 연령대별 실업률 조사 발표를 중단한다”며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월별 소매판매 증감률 추이. ⓒ 중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캡처

청년실업률 비공개는 사실상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청년실업률을 가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3월 19.6%를 기록한 이후 4월부터 3개월 연속 20%를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6월 청년실업률은 전달(20.8%)보다도 0.5%포인트 높아진 21.3%였다.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에 있다는 얘기다. 일부 중국 전문가는 일시적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46.5%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더욱이 졸업 시즌을 맞은 7∼8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명의 대학 졸업자가 일시에 구직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청년실업률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스위스 UBP은행 카를로스 카사노바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7월에 중국 청년실업률이 2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수치가 예상치를 훨씬 초과함에 따라 과도한 시장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데이터 공개를 중단할 필요가 있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이유는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회복 상황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과 부동산 시장 둔화 등으로 노동 시장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중국 청년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회복 둔화 속에 고용주들이 고용을 꺼리면서 중국 경제에 더욱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8%로 0.1%포인트 내렸다.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도 2.5%로 0.15%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는 모두 6050억 위안(약 1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인민은행이 MLF 대출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조만간 기준금리도 인하할 것임을 예고했다. MLF 대출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며 유동성을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 인민은행은 매달 15일 MLF 금리를 발표한 뒤 이와 연동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20일 전후에 공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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