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정치색 SNS 글’ 논란에… 대법원도 확인 나섰다
법관 재직 중 정치적 견해를 담은 SNS 글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에 대해 대법원이 직접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대법원 관계자는 15일 “해당 판사의 과거 SNS 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박 판사는 지난 10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법관이다. 이에 여권을 중심으로 ‘판사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졌고, 20여년 전 쓴 인터넷 블로그 글 등이 확산되며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서울중앙지법은 13일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 정치적 성향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과거 SNS 활동 일부 내용만으로 법관의 가치관 평가를 할 수 없고, 그것으로 정치적 성향을 단정짓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판사 재직시절에도 정치 이슈에 SNS 의혹
그러나 박 판사가 법관으로 재직 중이던 시기에도 SNS에서 정치적 이슈가 발생한 시점 전후로 사견을 담은 듯한 글을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법원에서 직접 확인에 나섰다. SNS 글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법관윤리강령 및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 7호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 판사는 2018년 1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조사한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판사들의 동향과 성향 등이 담긴 다수의 문서가 발견됐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25일에 ‘분노하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을 변경했다. 2021년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던 4월 7일 ‘승패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 피를 흘릴지언정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내용이 담긴 중국 드라마 ‘삼국지’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여러 장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0대 대선 직후에는 “이틀 정도 울분을 터트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자꾸 두드리면 언젠가 세상은 바뀐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박 판사는 올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난 뒤, 형사단독부를 맡게 되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SNS 글들을 다수 지웠다.
법관윤리강령·공직자윤리위 권고 살펴볼 듯
대법원 규칙 ‘법관윤리강령’ 7조는 ‘법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규정하고,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12년 권고의견 7호 ‘법관이 SNS를 사용할 때 유의할 사항’을 통해 법관의 SNS 사용에 대해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SNS상에서 사회적‧정치적 쟁점에 대해 의견표명을 하는 경우에도 자기절제와 균형적 사고를 바탕으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향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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