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직구로 홈런 맞고 슬라이더로 K…태너 "수비 덕분에 에너지 유지"

배중현 2023. 8. 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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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태너 털리의 모습. NC 다이노스 제공


베일을 벗은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29·NC 다이노스)가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확인했다.

태너는 1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86개(스트라이크 60개).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3-3 동점이 되면서 패전 투수 요건이 사라졌다. 이날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관심이 쏠린 등판이었다. 태너는 테일러 와이드너(현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돼 지난 10일 입국(비자 발급 완료 기준)했다.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NC가 고심 끝에 선택한 '비밀 병기'였다. 강인권 NC 감독은 경기 전 "(태너의 투구는) 불펜 피칭만 봤다. 100% 힘으로 투구하지 않아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영상으로 확인했던 거랑 흡사했다"며 "직구 구속은 그렇지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구종에 안정감을 가지고 있는 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투구 수나 이닝 제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전에선 희비가 극명했다. 제구형 투수라고 언급한 팀의 기대대로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 최고 144㎞까지 찍힌 직구(34개)에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18개) 커브(5개)를 적재적소에 섞어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슬라이더의 각이 예리했다. 탈삼진 4개의 결정구가 모두 슬라이더였다. 4회 초에는 1회 첫 타석 홈런을 허용한 노시환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기도 했다. 빠른 템포로 투구해 야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인 것도 긍정적이었다. 3~5회를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쾌투했다.

보완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날 허용하게 피안타 6개 중 5개가 직구를 통타당했다. 1회 노시환의 홈런, 1-1로 맞선 6회 초 허용한 윌리엄스의 투런 홈런 모두 결정구가 직구였다. 구속이 빠르지 않으니, 타자들이 빠르게 대처했다. 타순이 두 바퀴 돈 뒤에는 한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눈에 익숙해지니 파울이 늘었고 6회에만 피안타 3개가 몰렸다. 모두 '직구'를 공략당한 결과였다.

태너는 경기 뒤 "팬들 앞에서 첫 피칭과 더불어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좋았다. 수비수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계속해서 에너지를 유지하며 피칭할 수 있었다. 팬 응원 문화가 다른 리그에서 피칭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투구 중 많은 재미를 느꼈다. 오늘 아쉽게 무승부를 했지만 앞으로 역할을 다해 팀의 승리를 이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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