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분기 참담한 성적표… 신작·해외 시장 개척 승부수
예견된 보릿고개… 당분간 지속 전망
게임 산업의 깊은 침체의 골이 지난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됐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임사들은 올 하반기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달 초 일제히 발표된 국내 게임 산업계의 2분기 실적은 참담했다. 새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발굴한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제침체 여파를 통감했다. 신작 매출이 온전히 반영된 게임사들조차도 높은 마케팅비와 가파르게 상승한 인건비, 비대면 호재가 한창이던 시절 대비 크게 떨어진 매출 등이 겹치며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고금리·소비 감소의 악조건 속에서 콘텐츠 산업의 보릿고개는 예견된 일이다. ‘리니지’ 시리즈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2분기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의 성적표를 받았고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8%, 57% 감소한 것이다. 넷마블의 경우 매출 6033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손실이 372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네오위즈의 경우 2분기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하며 다시금 적자에 들어섰다. ‘쿠키런’으로 잘 알려진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영업손실 131억원으로 다섯 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고, 펄어비스도 기존 게임의 자연 하락세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모바일 MMORPG=필승’ 공식도 옛 이야기다. 카카오게임즈는 근래 소위 ‘돈 되는’ 게임인 모바일 MMORPG 3종 서비스에 집중했지만 높은 제반비용 지출로 실적은 되려 하락의 길을 걸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67% 하락했다.
게임 산업계에 들이닥친 가혹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게임 산업과 같은 콘텐츠 분야는 경제 상황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 회복기에 접어들어도 곧장 업황이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게임사들은 하반기 신작 출시와 함께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위기 탈출을 꾀하고 있다. 한 중견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게임사가 매출을 증진하는 최선의 방법은 신작을 출시하고 이를 여러 시장에서 흥행시키는 것”이라면서 “당분간 게임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PC/콘솔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를 4분기 국내에 출시하고, 이를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딛는다. 이 게임의 글로벌 퍼블리싱은 아마존게임즈가 맡았다. 또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 & 소울 S’, 실시간 전략게임 ‘프로젝트G’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넷마블은 중국 진출에 힘을 기울인다. 앞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서비스 허가증)를 받은 ‘일곱 개의 대죄’ ‘A3: 스틸얼라이브’ 등 4종의 게임이 연내 대륙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하반기 여러 웰메이드 신작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도모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국내에 서비스한 게임들의 해외 출시를 추진한다. 먼저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연내 북미 출시를 목표로 작업이 한창이다. 아기자기한 콘셉트의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은 일본에, 올해 1분기에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는 중화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제2의 ‘차이나 드림’을 꿈꾼다. 이 게임사는 지난 9일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통해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2·3’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르의 전설 IP 소유권을 두고 20년 가까이 다퉈온 두 게임사가 유화적인 자세로 맞손을 잡으면서 중국에서의 미르 시리즈 라이선스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흥행한 ‘나이트 크로우’에 블록체인 토크노믹스를 결합해 연내 글로벌 출시한다.
넥슨은 장르 다변화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특히 PC·콘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북미·유럽 시장에 대한 의지가 높다. 넥슨은 ‘데이브 더 다이버’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선보이고, 3인칭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PC, 콘솔로 내놓는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다음 달 19일부터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동시 플레이 가능한 오픈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네오위즈는 콘솔 기대작 ‘P의 거짓’을 다음 달 19일 정식 출시한다.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재해석한 이 게임은 지난해 유럽 최고 권위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국내 게임 최초로 3관왕을 차지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게이머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게임이 인기를 얻는 추세 속에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면서 “게임사들이 새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게이머의 응원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김지윤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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