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매출 역대 최고…"35도 폭염엔 되레 판매 줄었다" 왜

김민상 2023. 8. 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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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서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지구촌 곳곳에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스크림 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다. 다만 아이스커피 같은 차가운 음료에 밀리면서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15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 시장을 양분하는 빙그레와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빙그레는 2분기 영업이익이 4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1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투게더‧부라보콘 등 냉동 품목 매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웰푸드는 같은 기간 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 올랐다. 아이스크림 매출만 놓고 봤을 때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했다.


빙그레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빙그레 주가는 14일 전날보다 12.45% 급등하며 5만330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롯데웰푸드 주가도 0.38% 상승해 10만5200원을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상반기 해외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성장한 덕분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수익도 개선됐다”며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온 점도 아이스크림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7월은 관측과 기록이 시작된 이후 역대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

김영희 디자이너


일본도 상황이 비슷하다. 일본아이스크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아이스크림 판매액(제조사 출하 기준)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5534억 엔(약 5조943억원)으로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모리나가(森永)제과의 주가는 최근 5100엔(약 4만7000원)을 넘어 연초 대비 30% 넘게 상승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최근 “더위가 길어지면 아이스크림 소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사인 영국 유니레버 주가도 지난 6월부터 상승세에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효과로 올해 상반기 관련 매출이 5.7% 증가했다고 전했다. 국내 아이스크림 업체들도 지난 2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전기요금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인도의 아이스크림 업체 바디랄을 인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가가 2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베인캐피탈은 2019년부터 CJ제일제당에 3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식품 업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폭염에 되레 판매 줄었다” 반론도


다만 섭씨 35도가 넘는 폭염에는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미 피트케슬리 유니레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지 매체를 통해 “날씨가 너무 더워지면 사람들은 아이스크림 대신 실내에서 차가운 음료수를 찾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내의 한 아이스크림 업체 관계자도 “1990년대는 출시하는 제품마다 히트 상품이 되는 전성기였지만 이후로는 대형 카페 프랜차이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밀려 시장이 한동안 정체기에 있었다”며 “폭염을 아이스크림 업체의 수혜와 등치 시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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