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 구하기인가…文은 정봉주, 尹은 김태우 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에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포함되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특별사면과 관련해 “김태우는 공인신고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하자 김 전 구청장은 곧바로 반발했다. 15일 페이스북에 “후안무치하다. 도둑놈을 잡으라고 신고했더니 도둑놈이 신고자보고 나쁜 놈이라고 한다”며 “조국 씨는 더불어민주당 비리 정치인과 관료에 대한 정당한 감찰을 무마하고 감찰권을 악용해 반대진영의 약점을 캔 최악의 민정수석”이라고 적었다.
김 전 구청장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8년 특별감찰반 검찰수사관으로 재직하면서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했다. 이에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올해 5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받아 강서구청장직(2022년 6월 당선)을 잃었다. 하지만 확정판결 3개월 만에 ‘권력형 비리를 폭로한 공익신고자’라는 윤 대통령 관점에 따라 사면된 것이다.
여권이 김 전 구청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서슬 퍼런 문재인 정권 초반에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을 꼽는다. 김 전 구청장은 폭로 당시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윤영찬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는 등 정권의 공개압박을 받았는데 윤 의원을 모욕죄로 고소하면서 맞섰다.
김 전 구청장은 현재 자신의 유튜브 채널(구독자 77만명)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김명수 대법관 등을 맹공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할지는 미지수”라며 “보궐선거와 별개로 김 전 구청장이 지속해서 ‘반문 투사’ 역할을 하면 당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윤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초기 ‘BBK 저격수’ 정봉주 전 의원을 특별사면한 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2년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피선거권은 2022년까지 박탈돼 있었는데,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12월 그를 복권시켰다.
이후 정 전 의원은 지속해서 보수진영을 공격하며 민주당 지지층을 규합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최근 각종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돈 봉투 사건은 조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라거나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169석보다 더 얻을 것”이라며 지지층을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 구설에 오른 인물이긴 하지만, 진영 내에서 정 전 의원만큼 입담이 좋은 인사는 야권에 많지 않다”고 전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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