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들은 것보다, 코로 맡은 ‘냄새’를 가장 못 잊는다?

전종보 기자 2023. 8.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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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잊히지 않는 냄새가 있다.

머릿속에서 지워진 기억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특정 냄새를 계기로 다시 떠오른다.

혹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보다, 코로 맡은 냄새가 더 오래 기억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냄새보다는 특정 감정·기억을 떠올리는 냄새를 맡았을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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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유독 잊히지 않는 냄새가 있다. 머릿속에서 지워진 기억이라고 생각한 일들이 특정 냄새를 계기로 다시 떠오른다. 혹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보다, 코로 맡은 냄새가 더 오래 기억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일까?

눈으로 시각 정보가 들어오듯, 사람은 코를 통해 공기 중 화학물질을 감지하고 냄새를 맡는다. 콧속에 들어온 화학물질은 후각수용체에 의해 전기신호로 바뀌고, 콧속 점막 위에 위치한 후각망울로 전달된다. 이후 암호화된 전기신호가 후각을 처리하는 뇌 영역으로 보내지면 비로소 냄새를 인식하게 된다.

후각신경세포는 시각·청각 등 다른 감각 신경세포와 달리, 시상(뇌로 전달된 감각 신호를 중간에서 종합·전달하는 곳)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마·편도체를 포함한 ‘변연계​’로 감지된 신호를 전달한다. 해마·편도체는 뇌에서 기억과 감정을 각각 맡고 있기 때문에, 전기신호가 해마·편도체를 거치면 흩어져 있던 냄새 관련 기억·감정이 자극을 받고 되살아난다. 일반적인 냄새보다는 특정 감정·기억을 떠올리는 냄새를 맡았을 때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뇌 과학에서는 이를 ‘프루스트 효과(현상)’라고 부른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유래된 용어로, 소설 속 주인공 마르셀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향을 맡고 과거를 떠올린다. 마르셀에게 ‘마들렌’과 ‘홍차’는 편도체에 흩어져 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개체였던 셈이다.

프루스트 효과는 향기 관련 마케팅에도 활용된다. 의뢰인의 기억이나 요청사항을 기반으로 맞춤형 향수를 제작하는가 하면, 기억해두고 싶은 상황에서 제품을 꺼내 향기를 맡은 뒤, 시간이 흘러 당시를 떠올리고 싶을 때 다시 제품을 열어 같은 냄새를 맡는 향수 키트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기억·감정과 관련된 후각의 특성을 우울증 치료에 활용하기도 한다. 환자가 잊고 있던 긍정적 감정,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향기를 맡게 함으로써 우울감을 완화하는 식이다. 이밖에 치매를 조기 선별할 때도 후각 기능 검사를 진행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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