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군복에 욱일기… 제국주의 추억하는 日극우들 [포착]

김철오 2023. 8. 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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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주의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 A급 전범을 합사한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모여 황군복을 입고 욱일기를 흔들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마저 야스쿠니신사로 공물료를 보낸 일본에서 침략전쟁에 대해 반성을 말한 건 나루히토 일왕뿐이었다.

일본 극우단체는 이날 야스쿠니신사에서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군복인 황군 장교·사병 복장을 입고 행진했다.

일본 각료와 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제국주의 시절 침략전쟁 미화 행위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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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극우단체,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 집결
각료·의원 집단 참배…총리는 공물료 봉납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복을 입은 극우주의자들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침략전쟁을 상징하는 욱일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극우주의자들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 A급 전범을 합사한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모여 황군복을 입고 욱일기를 흔들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마저 야스쿠니신사로 공물료를 보낸 일본에서 침략전쟁에 대해 반성을 말한 건 나루히토 일왕뿐이었다.

일본 극우단체는 이날 야스쿠니신사에서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군복인 황군 장교·사병 복장을 입고 행진했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을 상징하는 욱일기도 휘날렸다. 욱일기는 일본에서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부터 해상자위대 깃발로 사용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건 극우단체만이 아니다. 일본 시민들도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아 전쟁범죄자들을 추모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복을 입은 노인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경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복을 입은 극우주의자들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로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지난 세기 침략전쟁을 상징하는 욱일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포함한 일본의 현직 각료들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이뤄졌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참배를 마친 뒤 “국가정책에 숨진 영령들을 애도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약 70명도 집단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신사는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내전과 제국주의 시절 침략전쟁에서 사망한 246만6000여명을 합사하고 있다. 그중 85% 이상인 213만3000여명은 태평양전쟁 관련자다. 패전 이후 국제군사재판에서 처형된 핵심 전범 도조 히데키 전 총리도 이곳에 합사돼 있다. 일본 각료와 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제국주의 시절 침략전쟁 미화 행위로 인식된다.

일본 국회의원들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쟁범죄자들에게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A급 전범들을 합사한 곳이다. AFP연합뉴스


일본 시민들이 15일 수도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쟁범죄자들에게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다마구시 대금을 봉납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집권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마구시는 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으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할 때 사용된다.

봉납은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사비를 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한 뒤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2021년 10월, 지난해 4월‧8월‧10월, 올해 4월 공물을 봉납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만은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말한 ‘깊은 반성’(深い反省)은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의 패전일 추도사에서 계승된 표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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