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기시다 패전일 추도사… 일왕은 “깊은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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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 추도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15일 일본 도쿄 치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제78주년 패전일(일본명 종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 이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관철하겠다"며 "아직 분쟁을 끊지 못한 세계에서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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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전쟁의 참화 되풀이 않겠다”
취임 2년 연속 가해·반성 표현 빠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 추도사에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제국주의 시절 침략 피해국에 대한 가해를 인정하거나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나루히토 일왕은 “깊은 반성”을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15일 일본 도쿄 치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제78주년 패전일(일본명 종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 이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관철하겠다”며 “아직 분쟁을 끊지 못한 세계에서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 행보를 이어왔다.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반성을 말하지는 않았다. 기시다 총리에게 이날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후임자로 2021년 10월 취임한 뒤 두 번째로 찾아온 패전일이다. 지난해에도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총리의 패전일 추도사에 제국주의 시절 침략전쟁으로 인한 주변국의 피해가 언급된 것은 호소카와 모리히로의 집권 당시인 1993년이 처음이다. 하지만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는 이듬해 8월 15일 패전인 추도사에서 가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반성하는 표현은 사라졌다.
스가 요시히데를 거쳐 기시다까지 이어진 아베 이후의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패전일 추도식 참석을 앞두고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 대금을 봉납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마구시는 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전쟁범죄자들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할 때 사용된다.
봉납은 ‘자민당 총재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는 사비를 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한 뒤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2021년 10월, 지난해 4월‧8월‧10월, 올해 4월 공물을 봉납했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의 패전일 태도는 달랐다. 이날 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서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말한 ‘깊은 반성’(深い反省)은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의 패전일 추도사에서 이어진 표현이다. 아키히토는 일본에서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 수호를 주장하는 반전주의자다.
일본의 제국주의 시절을 경험했던 아키히토는 침략의 피해를 입은 주변국에 대해 반성의 의사를 에둘러 표하기도 했다. 1990년 방일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만나 한일 과거사를 놓고 이야기하면서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반성을 직접 표현하지 않았지만 ‘몹시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뜻이었다.
아키히토는 2015년부터 패전일 추도식마다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그의 장남으로 2019년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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