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일 정상회의 견제…“지역 안정 파괴, 중·러 협력 강화”

“아시아에 작은 나토, 군사협력의 진짜 목표는 중국”
中, 안보리 북한인권회의 개최에도 반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친중국 시위대가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의 방문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를 방문하는 길에 뉴욕을 경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는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관계를 규율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미국이 한국, 일본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아시아에 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게 될 움직임을 전 세계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군사 지휘, 조기 경보, 미사일 기술 등 나토와 유사한 공동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지만 실제 목표는 중국”이라며 “3국이 군사 협력을 제도화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매체는 또 한·미·일 협력에 대응해 중·러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러는 여러 분야에서 전략적 조정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촉발된 비상 사태와 군사적 충돌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은 한국과 일본이 복잡한 과거를 넘어 단합된 미래를 보도록 설득해왔다”며 ‘이번 정상회의는 수개월에 걸친 미국 외교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어 3국 정상이 핫라인 개설, 위기 시 협의 의무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한·미·일 3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인권회의 개최를 요청한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유엔대표부는 “중국은 안보리가 그런 회의를 여는 데 부가가치가 없다고 보며 이에 반대할 것”이라면서 “안보리의 의무는 인권이 아닌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라고 말했다. 또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지칭하며 “북한 인권에 관한 안보리 회의는 권한 밖의 일이며 인권 문제를 정치화해 대립과 적대심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앞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0일 유엔본부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안보리 회의의 개최를 한국, 일본 등과 함께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회견에 함께한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는 이후 주유엔 대표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 문제를 안보리의 공식 의제로 하는 것은 북한이 정책과 행동을 바꿔나가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