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만나 3국 관계 심화·발전시킨 ‘캠프 데이비드 원칙’ 발표”

김형구 2023. 8. 1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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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한ㆍ미ㆍ일 정상회의에서 3국 관계를 포괄적으로 더욱 심화 발전시키는 내용의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이 채택될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4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국 관계를 새롭게 규율할 새로운 프로토콜인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3국 정상회의에서 더욱 긴밀한 군사 협력과 함께 새로운 3국 간 핫라인 개설, 위기 시 협의 의무 등 정치적 문제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3국은 공동군사훈련 외에 국가안보보좌관 간 정기 회담 개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조기 경보정보 공유 개선 등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캠프 데이비드 역사적 대화 고대”


이번 3국 정상회의는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격의 없는 환담 형식으로 이뤄진다. 한ㆍ미ㆍ일 정상이 다자 회담을 계기로 만나는 게 아니라 3국 정상회의 개최만을 위해 따로 모이는 것은 처음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캠프 데이비드 만남의 상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는 정상 간 만남과 중요한 외교정책 대화가 오가는 장소”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한ㆍ미ㆍ일 3국 관계의 중요성과 관련된 역사적 의미의 대화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캠프 데이비드 원칙이 채택된다면 한ㆍ미ㆍ일 3국 관계를 다각도로 심화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 원칙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국 정상회의 정례화가 명시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회의 연례화, 합동군사훈련의 매년 정례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ㆍ일 화해는 바이든 대(對)중국 구상 핵심”


악시오스는 이번 정상회의를 두고 “수개월간 이뤄진 미국 외교의 결과물”이라며 “미 정부 당국은 한ㆍ일 양국이 복잡한 과거를 넘어 결속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설득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도 “한ㆍ일 양국의 화해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악시오스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 초기부터 중국 굴기 시도에 맞서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4자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중국은 대만 위협 훈련, 북한은 미사일 시험 발사로 이웃 국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건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맞서 구상하는 지역 접근법의 핵심”이라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포함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3국 정상회의에서 기술ㆍ교육ㆍ국방과 관련해 일련의 공동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AP 통신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3국은 탄도미사일 방어와 기술 개발에 대한 군사협력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3국 협력 중단 안되게 제도화해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는 한ㆍ미ㆍ일 3국의 각 정권이 바뀌더라도 협력을 계속 이어가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CSIS의 크리스토퍼 존스턴 일본석좌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3국 정상회의의 초점이 지금까지 이룬 진전을 제도화하고 어느 국가든 미래의 지도자들이 협력을 중단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며 “3국 간 협력을 정례화ㆍ공식화ㆍ제도화할수록 이를 되돌리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한ㆍ미ㆍ일이 중대한 3자 안보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내용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같은 집단 방위체제까지는 아니더라도 3국의 안보가 연결됐다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광복절 축하 성명을 내고 “70주년을 맞이한 한ㆍ미 동맹의 힘을 재확인하며 앞으로도 한ㆍ미 우정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 "소그룹 긁어 모아 대립 가중"


이런 가운데 중국은 한ㆍ미ㆍ일 정상회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재차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유관 국가가 각종 소그룹을 긁어 모아 대립을 가중하면서 타국의 전략 안보에 손해를 끼치는 수법에 반대한다"며 "유관 국가는 시대 발전의 조류에 순응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유리한 일을 많이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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