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뒤숭숭한 ‘중국몽’, 멀어지는 전략이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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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서 다른 시장을 찾는 한편 인공지능 등 신생산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최대 무역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기업들에 중국 사업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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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외신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서 다른 시장을 찾는 한편 인공지능 등 신생산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최대 무역 파트너임에도 불구하고,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는 기업들에 중국 사업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 역시 중국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6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심화의 원인은 ‘탈중국’이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구조 변화에 순응한다면 분명히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어느 주장이 타당한가.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 성장 동력 역할을 앞으로도 수행할 수 있다면, 싱하이밍 대사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고사하고 그 자체가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진앙이 된다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해답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세계 경제 재편과정에서 또 다른 '디커플링'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기대했던 '리오프닝' 효과 없이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는 반면에,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 없는 물가안정을 거론할 만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 경제도 바닥을 거의 빠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세계 경제의 ‘디커플링’에서 한국 경제는 미국의 경제회복보다는 중국의 침체 그늘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수출주도 성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2020년부터 수출보다 내수에 중심을 두는 ‘쌍순환 성장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현재 중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디커플링’, 대내적으로는 과다부채·부동산시장 침체·소비 부진 등으로 ‘쌍순환 침체국면’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침체와 고용 사정 악화는 소비를 위축시켰으며, 그 결과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로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3으로 4개월 연속 침체상태에 있다. 중국 수출은 2022년 7% 증가했으나 올해 상반기 3.2% 감소했으며, 수입은 2022년 1.1% 증가에서 올해 상반기 6.7%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구조개혁과 경기진작 정책 간의 상충 문제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8년과 올해 1~7월간을 비교하면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26.8%에서 19.7%로 낮아진 반면에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19.9%에서 22.1%로 높아졌다. 즉 공급사슬에 있어 중국은 중간재의 기술 추격으로 이미 한국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반면에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몽’은 갈수록 뒤숭숭한 꿈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구나 중국 경제의 세계 경제 견인차 역할은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공급사슬에서 오히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가고 있으며, 그 결과 지정학적 위험도 더불어 높아지고 있다. 독일 정부의 선택을 참고한다면, 한국 경제는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한국경제도 중국몽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구조재편에 대한 국가 대응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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