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가고 싶어"→'리버풀 거절'→"고민 없었다"...카이세도, 이적료 1950억에 'MZ식' 첼시 이적 완료

이현석 기자 2023. 8. 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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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모이에스 카이세도가 지난겨울부터 이번 여름 이적시장까지 이어온 독특한 이적 추진 방식이 첼시 이적 확정을 통해 막을 내렸다. 

첼시는 1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에콰도르 축구대표팀 멤버인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발표했다.

첼시는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1억 1500만 파운드(약 1951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첼시가 지난겨울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로 지불했던 엔소 페르난데스의 이적료인 1억 700만 파운드(약 1815억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첼시는 불과 7개월 만에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하며, 프리미어리그 역대 이적료 1, 2위에 자신들의 선수를 남기게 됐다. 


카이세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구단과의 첫 인터뷰를 통해 "첼시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이 클럽에 오게 돼 매우 흥분되며 첼시가 내게 전화를 걸었을 때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첼시에 오게 돼 꿈이 이뤄졌고, 팀과 함께 시작하는 걸 기다릴 수 없다"라며 "난 이 놀라운 클럽에서 많은 우승을 획득해 첼시를 그들이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두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첼시 이적 후 각오를 드러냈다.

첼시에서 우상으로 여기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클로드 마켈렐레와 은골로 캉테가 내게 영감을 줬다. 그들은 경기장에서 너무 겸손했다"라며 "난 우리가 비슷한 자질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들은 더 나았다. 그래도 난 이제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이세도의 이적은 올여름 이적시장을 강타한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카이세도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브라이턴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브라이턴이 2022/23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도 카이세도가 크게 공헌했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단단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카이세도는 중원 보강을 원하는 빅클럽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카이세도가 가장 큰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독특한 이적 추진 방식 때문이었다. 

시작은 지난겨울 아스널의 관심부터였다. 아스널은 2022/23 시즌 겨울 이적시장 당시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브라이턴과 협상에 나섰다. 당시 아스널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브라이턴은 카이세도를 시즌 도중에 보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구단 간의 신경전이 계속되던 사이, 카이세도는 직접 이적 성명을 발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카이세도는 당시 자신의 SNS 계정의 성명문을 발표하면서 브라이턴에 이적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적 성명문에서 카이세도는 "프리미어리그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준 토니 블룸 회장과 브라이턴에 항상 감사하며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항상 미소와 진심으로 축구를 한다"라며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난 에콰도르 산토도밍고 가난한 가정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자랐다"라며 "내 꿈은 항상 에콰도르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난 브라이턴에 기록적인 이적료를 가져와 브라이턴이 이를 재투자해 클럽이 계속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는 팬들에게도 "나를 마음속에 담아주는 팬들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팬들이 내가 왜 이 멋진 기회를 붙잡고 싶은지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이적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입장문을 확인한 브라이턴은 곧바로 카이세도를 훈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다만 그의 열정적인 이적 추진과 성명서에도 브라이턴은 그를 지키기로 결정했고, 카이세도는 훈련에 복귀해 재계약까지 맺으며 당분간 팀에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도 그를 향한 관심은 식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스널 대신 첼시가 선두로 나섰다. 다만 이적료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영국 매체에서는 "첼시는 카이세도 영입에서 선두에 있지만, 브라이턴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라이턴은 그를 1억 2000만 파운드(약 1946억원)로 평가하고 있다. 첼시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할 가능성은 없지만, 최소 8000만 파운드(약 1296억원)는 지불해야 할 것이다" 브라이턴과 첼시 간의 이적료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카이세도는 첼시와 브라이턴의 협상이 길어지자 첼시 이적을 위해 친선전, 훈련 불참, 라커룸 짐 정리 등 일부 태업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알려졌다.

브라이턴은 카이세도의 태업이 진행되자 오랜 기간 협상이 끌리지 않기 위해 카이세도에 대한 공개적인 입찰을 받았고, 이후 리버풀이 거액의 제안을 건네며 브라이턴과 합의에 도달했다. 



영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브라이턴은 목요일 카이세도에 대한 입찰을 열었고, 첼시를 제치고 리버풀이 최고 입찰자였다. 첼시의 제안 금액은 1억 파운드(약 1682억원)였다"라며 첼시가 리버풀에 밀려 카이세도 영입 합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결국 카이세도에 대한 첼시의 구애는 리버풀의 가로채기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지만, 카이세도가 다시 판을 엎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카이세도는 리버풀과의 개인 협상에서 첼시 이적만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첼시가 다시 카이세도를 몇 시간 안에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다"라며 다시금 첼시가 카이세도 영입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세도는 리버풀의 엄청난 제안에도 자신이 원하는 팀만으로 이적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결국 카이세도는 첼시의 추가 제안에 힘입어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푸른색 유니폼을 입으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행보를 마무리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는 카이세도의 첼시 이적 확정 이후 보도에서 "카이세도는 리버풀 거절 이후 첼시 이적을 완료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았다. 그는 첼시와의 8년이라는 긴 계약에 합의하며 첼시만을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구단에 마침내 합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엄청난 제안도 망설입없이 거절하고 첼시행만을 바란 그의 독특한 행동에 주목하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주목받는 젊은 미드필더의 자기주장 강한 이적 추진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은 가운데, 카이세도가 그의 의지만큼이나 실력으로 첼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첼시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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