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대신 폭염이 ‘남자 양산’ 유행시켰다

구정하 2023. 8. 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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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남성 김모(29)씨는 지난달 점심시간, 식당으로 나서는 길에 양산을 구매했다.

지난달 G마켓의 전년 대비 남성의 양산 구매 증가율은 12%로, 여성의 구매 증가율인 5%를 웃돌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는 화려한 패턴의 여성용 우양산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남성 고객들의 구매가 늘면서 검은색·남색 등 단일한 색상의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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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 양산, 반바지 구매 급증
지난달 무더운 날씨 속에 서울 시민들이 우산과 양산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남성 김모(29)씨는 지난달 점심시간, 식당으로 나서는 길에 양산을 구매했다. 김씨는 “햇볕이 뜨거워 즉흥적으로 양산을 샀는데 이후로 유용하게 쓰고 있다”며 “까만 단색 디자인이라 별로 쑥스럽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몇 해 전 양산 쓰기를 부끄러워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지드래곤이 양산을 유행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었는데, 날씨가 더우니 자연스레 양산을 쓰게 된다”며 웃었다.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에 남성들의 패션이 달라졌다.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양산을 쓰고, 한때는 ‘금기’시돼기도 했던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남성들이 많았다. 앞으로 남녀 간의 패션 경계는 더욱 흐릿해질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지난 13일 롯데백화점 우양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뛰었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에서는 양산의 매출이 102%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양산 매출이 67.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양산의 구매층이 남성으로까지 넓어지면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G마켓의 전년 대비 남성의 양산 구매 증가율은 12%로, 여성의 구매 증가율인 5%를 웃돌았다. 지난 4주간 티몬에서도 남성의 양산 구매액은 지난해보다 104% 급등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는 화려한 패턴의 여성용 우양산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남성 고객들의 구매가 늘면서 검은색·남색 등 단일한 색상의 심플한 디자인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이는 ‘역대급’ 폭염이 만든 트렌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전국 62개 지점을 기준으로 폭염 일수는 11.7일에 이른다. 8월 중순 시점에 이미 연평균 폭염 일수인 11일을 넘어선 것이다.

무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어나더 오피스'의 남성용 반바지. 무신사 제공


더위를 피하기 위해 출근할 때 반바지를 입는 남성들도 많아졌다. 지난달 17일에서 지난 13일까지 무신사에서 ‘남성 반바지’의 검색량은 지난해보다 42% 늘었다. ‘여성 반바지’의 검색량 증가율은 30%에 그쳤다.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뒤 실용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남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반바지 출근룩’ 수요가 늘었다”고 한다. 이에 격식 있는 디자인의 반바지나 셋업 상품을 내놓은 브랜드들이 많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별 구분에서 자유로운 ‘젠더리스’가 대세인데 무더위까지 겹쳐 빠른 속도로 남성 패션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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