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개봉 '오펜하이머', 한국과 일본의 온도 차이 [D:영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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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고뇌를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했다.
원자폭탄을 일본의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시켜 2차 세계 대전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한 오펜하이머의 삶과 고뇌를 다룬 영화가 광복절에 개봉한다는 점이 공교롭지만, 배급사 측은 대작과의 경쟁을 고려한 일정이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영화가 원자폭탄 개발 과정과 죄책감 등 오펜하이머의 고뇌를 담았지만, 일본의 피해, 참상 등은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점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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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고뇌를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했다. 아이맥스 등 특수관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일반관 역시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광복절 개봉’이란 묘한 타이밍은 ‘오펜하이머’를 바라보는 일본의 상황까지 지켜 보게 만들었다.
‘오펜하이머’는 북미를 비롯해 70여 개국에서 지난 7월 개봉을 시작해 전 세계 흥행 수익 6억 달러를 돌파하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중 최고 히트작이 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7월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화를 향한 관심이 높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인식이 이미 자리 잡혔다. 콘텐츠 완성도가 높고 인구에 비해 멀티플렉스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에 할리우드 영화들은 단기간에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 아래, 한국을 ‘전 세계 최초 개봉 국가’로 선점하는 일이 잦았다. 한국 영화시장이 할리우드 흥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됐지만, ‘오펜하이머’는 한국에서 다른 나라보다 약 3주 늦은 8월 15일 개봉을 결정했다.
8월 15일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듯이 광복절이다. 원자폭탄을 일본의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시켜 2차 세계 대전을 종식시키는데 기여한 오펜하이머의 삶과 고뇌를 다룬 영화가 광복절에 개봉한다는 점이 공교롭지만, 배급사 측은 대작과의 경쟁을 고려한 일정이라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광복절 특수를 노린 것이 아니라고 하나,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향한 국내 관객들의 두터운 신뢰와 맞물려 개봉 전날 예매율 56.4%(47만 2719장)를 기록하며 흥행 사냥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오펜하이머'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개봉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테넷'으로 높은 인지도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투하되고, 사흘 뒤인 9일 나가사키에 떨어지며 한순간에 20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8월 15일 항복을 선언했다. 일본에는 원폭 투하로 인한 후유증과 고통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오펜하이머'를 바라보는 시각이 복잡하다.
영화가 원자폭탄 개발 과정과 죄책감 등 오펜하이머의 고뇌를 담았지만, 일본의 피해, 참상 등은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점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한몫했다.
앞서 '바비'의 배급사 워너 브러더스가 '바비' 프로모션 중, "잊지 못할 여름이 될거야"라는 문구를 담아 '오펜하이머'와 포스터를 합성해 일본인들의 원성을 샀다.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의 합성어)의 공동마케팅이 핵전쟁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이에 '바벤하이머'를 반대한다는 뜻의 ‘노바벤하이머'(#NoBarbenheimer) 해시태그 운동이 온라인 상에서 퍼졌다. 결국 워너 브러더스는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 미국 본사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라고 사과하며 합성한 포스터를 삭제했다.
일본에서는 '오펜하이머'의 개봉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개봉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 일본 영화 관계자는 "거장의 신장이니 단순히 보고 싶다는 사람도 있지만, 일본이야 말로 영화를 보고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적 고증을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 확인도 해야 하기 때문에 개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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