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인적쇄신’ 외치더니…LH, 말년 임원만 내쳤다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원 4명의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만료를 불과 한 달가량 앞둔 경우였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LH는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에 이어 ‘철근 누락 전수조사 대상 누락’ 사태, ‘철근 누락 사실 은폐’ 사태를 빚으며 여론의 비난을 자초했다.

LH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대적 구조조정과 인적 쇄신’을 외치며 임원 5명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아 4명을 사직 처리했다.

그런데 사직 처리한 4명의 임원이 사실상 임기 만료 상태였던 것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애초 LH의 임원 사직 단행이 인적 쇄신 이미지만 노린 눈속임용 꼼수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1일 5개 아파트 단지에서의 철근 누락이 당초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임원 5명의 사직서를 받았고, 같은 날 4명을 사직 처리했다.

하지만 사직 처리된 4명의 임원 중 국민주거복지본부장과 국토도시개발본부장의 임기는 이미 지난달 끝난 상태였다.

나머지 2명(부사장·공정경영혁신위원장)의 임기는 내달 말까지로, 사실상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LH의 임원은 이 사장을 포함해 7명이다.

이 사장은 ‘임명권자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거취를 일임했고, 현재 공모 중인 상임감사위원을 제외한 5명의 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지역균형발전본부장을 제외한 4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한편 LH는 2021년 부동산 투기 논란 때도 상임이사 4명을 교체했으나, 이 중 2명의 임기가 9일밖에 남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