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직관 경기 '최강야구', 분량 조절이 아쉽다
[김상화 기자]
▲ JTBC '최강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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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올해 3번째 직관 경기를 가졌다.
14일 JTBC <최강야구>는 지난 7월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도리그 올스타'팀과 몬스터즈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화면에 담았다. 이번에 맞붙게 된 팀은 독립야구단.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 '독립야구단 경기도 리그'에 출전중인 선수 중 최정예 멤버만 선발했다. 독립야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속하지 않은,말 그대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팀들이다.
대부분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프로 무대에서 방출되어 재기의 꿈을 키우는 이들로 채워져 있다. 프로팀처럼 수익모델이 존재하지 않고 경기 수도 많지 않은 데다 기량 측면에선 현직 1군 선수들에 비견할 바 못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 밀리지 않는다. 올해 경기도 리그에는 총 7개팀이 참여해 리그전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날 몬스터즈를 상대하는 경기도리그 올스타팀은 선발 투수로 사이드암 투수 한선태를 내세웠다. 비선출 선수 최초로 프로 지명을 받아 LG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지만 1군의 벽을 넘기엔 한계가 있었고 결국 지난 시즌 후 아쉽게 퇴단, 독립리그에서 야구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쉽게도 4회초까지만 소개된 후 중반 이후 내용은 다음주로 넘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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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전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이대호의 4연타석 홈런포가 터진 부산고와의 경기(종합15차전)가 이날 방송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미 19대2까지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는 판가름이 났지만 부산고의 7회 말 공격이 남아 있었다. 폭우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서 부산고는 3안타를 몰아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1점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점수로는 이어지지 않았고 최종 스코어 19대3, 몬스터즈의 7회 콜드게임으로 종료되었다(15전 10승 5패, 승률 0.667). 경기 종료 후 MVP로 선정된 이대호는 "(홈런을 못 치면서) 똑딱이 4번타자라는 말에 서러움을 느꼈었는데..."라며 그간의 마음 고생을 에둘러 표현했다. 스스로 4번타자의 자리를 증명해준 역대급 활약이 아닐 수 없었다.
이대호와 더불어 공동 MVP에 뽑힌 투수 이대은은 만루 위기 3볼까지 갔던 상황에 대해 "다리가 떨릴 정도로 집중을 했다"며 긴장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몬스터즈지만 다음 상대로 만만찮은 팀인 독립리그 올스타가 소개되면서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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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주제곡 'Monsters'를 부른 이원석(데이브레이크)의 애국가 제창, 이대은의 부인 트루디 시구로 시작된 독립리그 올스타와의 올시즌 3번째 직관데이는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으로 출발했다. 2회말 몬스터즈는 3안타와 상대 수비의 야수 선택을 묶어 2점을 먼저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던 몬스터즈는 3회초 반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9번타자 2루수 박수현이 추격의 1점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이어 4회 초에도 2번 김동규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조금씩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다행히 선발 투수 신재영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다음주 예고를 통해 독립리그 올스타 팀의 대반격이 그려지면서 궁금증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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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4회 이후 내용이 다음주로 넘어가게 되면서 몇몇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무려 137분 (OTT 기준) 가까이 방송이 진행됐지만 한주 전 경기의 막판 내용과 직관데이 초반부로 거의 채워지다보니, 이전 방영분 대비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두산, 올해 성균관대 경기 등 중요한 직관데이의 경우 2회분으로 늘려 방송을 제작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전혀 다른 2개의 경기가 하나의 방영분에 담긴 적은 없다. 차라리 지난주 대량 득점이 발생한 부산고 경기를 1주분으로 끊어 내고 이번주 독립리그 올스타전부터 출발했어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종목 특성상 장시간이 소요되는 스포츠이고 최소 120분~최대 149분의 역대급 분량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갈수록 늘어나는 분량은 시청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각종 규칙 보완(피치 클락 도입, 수비 시프트 금지 등)으로 올해 경기 시간을 무려 27분 가까이 단축시켰고 한국 프로야구 역시 내년부터 MLB 방식을 적극 도입해 늘어나는 경기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과 대비된다.
보다 많은 내용을 한주 방송에 담고 싶은 제작진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1회당 2시간 20분 내외의 마라톤급 방영은 시청자 입장에서 다소 지칠 수 있다.
때론 절제의 미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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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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