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훼손 정도 심하다…"하와이, 하루 사망자 20명씩 늘수도"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피해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며 "수색대원들이 하루에 10∼20명씩 발견할 수 있어서 전체 사망자 수를 파악하는 데는 10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린 주지사는 연락 두절인 사람 수는 약 1300명이라고 말했다고 AP·AFP 통신은 전했다. 실종자 수는 한때 2000명을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휴대폰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실종자 수가 줄어들었다.
BBC는 14일 현재 사망자가 96명에 이르렀다며 최근 100년간 미국에서 일어난 산불 중 최악이라고 전했다.
이미 2018년 85명의 사망자를 낸 캘리포니아주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 산불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1918년 453명이 숨진 미네소타주 북부 칼턴 카운티 등의 산불 이래 최대 인명피해를 냈다.
하와이로 국한하면 1960년 61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참사 이래 63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재해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시신들은 대부분 불에 심하게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당일 오후 기준 사망자 8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것은 2명뿐이라고 밝혔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우리가 이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들을 발견할 때, 그 유해들은 금속을 녹인 불을 통과한 상태"라며 "우리가 유해를 수습할 때 (유해가) 부서져 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원을 확인하려면 빠른 DNA 검사를 해야 한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이 운영하는 가족지원센터에서 DNA 샘플을 채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수색 작업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11일부터 주요 피해지역 현장에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소속 수색·구조팀과 사체탐지견이 투입돼 구조물 내부 수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12일 오후까지 수색 작업의 진전은 대상 지역의 3% 정도에 그쳤다.
당국은 현재 통신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실종자 수에 대해서는 추가로 밝히지 않고 있다.
화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마우이카운티 관계자에 따르면 라하이나 마을의 화재는 약 85%만 진압된 상태다.
이번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허리케인 도라에서 불어온 바람과 가뭄이 화재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정전된 전력선이 발화이 원인이라며 하와이 최대 전기 공급업체인 하와이 일렉트릭에 책임을 묻는 집단 소송도 13일 제기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생 고소하고, 맞폭 걸라” 학폭 덮는 변호사의 기술 <상> | 중앙일보
- "아줌마 말 똑바로 해" 시어머니 머리채 잡으려 한 며느리 | 중앙일보
- 자동이체만 걸어도 5%…금융권 줄줄이 예적금 금리인상 왜 | 중앙일보
- 윤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 임종 지켰다…장례는 가족장 | 중앙일보
- “아쉽다, 하지만 즐거웠다” … 잼버리, 원성에서 환호성으로 | 중앙일보
- 뱃살 빼기가 가장 어렵다? 비만 명의의 답은 “거짓말” | 중앙일보
- 이재명, 日 비판도 오염수 언급도 안했다…이례적 8·15 메시지 | 중앙일보
- "내가 대신 환불"…독일 잼버리·모텔 갈등에 숙박비 내준 시민 | 중앙일보
- 모기 물렸을 뿐인데…벌써 500명 감염, 6∼9월 이것 조심하세요 | 중앙일보
- "김태우 최악 사면" 반발하는 민주당, 뒤에선 "호재" 웃는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