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1세대 스타 영어 강사 문단열의 '인생은 투 트랙'
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1세대 스타 영어 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문단열 대표. 하지만 삶의 절정에서 맞닥뜨린 연이은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바닥을 쳤다. 그때부터 허세, 과욕을 버리고, 오랜 습관으로 쌓아온 독서 경험과 끊임없는 학습력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먹고살 만한 지식과 기술을 익혔다. 그 기술을 바탕으로 2015년에 영상회사 사다리필름을 공동창업했다. 어느덧 창업 8년 차, 수많은 기업 및 기관과 협업하며 ‘교육영상’ 제작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창업한 후 매일매일은 마주한 상황을 해결하기에도 벅찬 전쟁 같은 날들이었다. 이에 사업 현장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혔던 생생한 ‘출혈의 기록’을 이 책에 풀어냈다. 일터에서뿐 아니라 삶에서 다양한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슬기롭게 해결한 노하우를 담은 인생 매뉴얼이기도 하다.
과연 창업이란 뭘까? 나는 ‘왜’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것이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왜’는 그 일을 하는 자신의 동기를 설명한다. “이러이러한 점이 좋아서 이 일을 합니다”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어떻게’는 시장의 수요와 자기 취향의 접점을 보여준다. 그 접점이 있어야 돈을 벌고, 돈을 벌어야 업이 지속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은 그 업이 궁극적으로 향해야 하는 목표다. 이 세 가지가 담겨 있는 것이 곧 창업이다. 내가 있고, 시장이 있고, 목표가 있으면 산학 연계 스타트업에서 인턴 자리를 잡은 대학생도 창업에 성공한 것이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사람도 창업에 성공한 것이다. 일정한 직업 없이 동대문 시장에서 옷 떼 가려고 어슬렁거리던 어떤 분도 결국 E그룹의 회장이 되셨다고 하지 않던가. - 〈1장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중에서
학창 시절에 나는 엄마와 싸우고 나면 반드시 영어공부를 했다. 낙심하는 일이 생길 때면 단어장을 손에 들었고,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에도 소리 내어 영어책을 읽고 외웠으며,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신 날이면 집에 돌아와서도 영어책을 보다가 잤다. 다들 나더러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열정과 냉정의 ‘투 트랙 양다리’가 선사하는 가장 좋은 선물은, 하나가 나를 걷어찰 때 다른 하나는 반드시 위로가 되어줄 거라는 걸 말이다. 공부에 진절머리가 날 때면 진이 빠질 정도로 놀아야 하고, 감정선이 요동쳐 마음이 힘들면 공부라는 이성적 활동에 달려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곧바로 열정과 냉정의 균형을 회복해 평정심을 갖게 된다. - 〈1장 ‘인생은 투 트랙’〉 중에서
누군가 “기획이란 뭔가요?”라 물으면 나는 “기획의 목적이 뭔데요?”라 되묻고, “좋은 영상이란 어떤 건가요?”라 물으면 “영상의 목적이 뭔데요?”라고 답하게 된다.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요?”라는 질문에도 역시 같은 답을 하게 되지 않을까.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리더십이 좋은 리더십인가요?”에 답하자면 상황에 따라 지장의 리더십일 수도, 혹은 덕장이나 용장으로서의 리더십일 수도 있다.
목적이 무엇인가, 구성원은 어떤 이들인가,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에 따라 그에 필요한 리더십 유형도 각기 달라진다. 리더십은 이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연출하며 실행하는 능력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 〈2장 ‘모든 상황에 좋은 리더십은 없다’〉 중에서
내가 하면 동사, 남이 하면 명사다. 맥락은 동사로 표현된다. 모든 일에는 맥락이 있고 사람의 행동은 맥락의 산물이다. 늘 변명이 무성한 무덤들이 되는 건 그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맥락은 내 일, 내 상황일 경우로 한정되고, 남을 볼 때는 그 맥락이 어찌 되었든 그냥 결과물만 쳐다본다. 모든 사람의 행위를 맥락으로 파악하는 데는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이다. 이게 내로남불의 본질이다. ‘사업체의 생존에 올인하느라 바빴다. 그래서 직원들의 성장을 위한 시스템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잘해나갈 예정이다.’ 이 말들은 모조리 동사다. 하지만 퇴사하고자 했던 그 직원은 우리를 ‘성장 시스템도 없는 회사’라는 명사로서만 바라보았다. - 〈3장 ‘내가 하면 동사, 남이 하면 명사’〉 중에서
인생은 투 트랙 | 문단열 지음 | 해냄출판사 | 284쪽 | 1만6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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