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출 제재’ 아랑곳않는 러시아..운송비 뻥튀기로 1.3조원 챙겨

권해영 2023. 8.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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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원유 수출 시 운송비 '뻥튀기'로 서방의 원유 상한제를 우회해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아거스 추산 결과 올해 5~7월 러시아 발트해에서 인도로 수출된 원유의 상업용 운송 비용은 배럴당 9달러다.

이 선박들 역시 운송비를 부풀렸다고 추정할 때 러시아는 인도에 원유를 수출함으로써 10억달러 이상의 초과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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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원유 수출하며 운송비 부풀려

러시아가 원유 수출 시 운송비 '뻥튀기'로 서방의 원유 상한제를 우회해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도에 원유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써 챙긴 이익만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5일 주요 외신이 러시아 세관 기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러시아 발트해 항구에서 인도로 운송되는 원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였다. 이는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지난해 말 러시아산 원유에 책정한 가격 상한인 배럴당 60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라 별도의 제재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도 세관 기록을 살펴보면 인도가 러시아에 실질적으로 지급한 원유 가격은 배럴당 68달러에 이르렀다. 운송비 등을 더해 러시아가 원유 가격을 배럴당 18달러 더 청구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아거스 추산 결과 올해 5~7월 러시아 발트해에서 인도로 수출된 원유의 상업용 운송 비용은 배럴당 9달러다. 이를 감안하면 러시아가 원유 운송비로 값을 두 배 이상 부풀려 청구했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챙긴 추가 수익만 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아거스는 추정했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가 올 5~7월 발트해에서 인도로 석유를 운송하는 선박 134척을 조사한 결과 23척은 러시아 해운사 소속, 나머지 26척은 러시아 관련 선박인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연결된 이들 선박 49척이 운반한 원유의 운송비는 분기 기준 약 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선박들 역시 운송비를 부풀렸다고 추정할 때 러시아는 인도에 원유를 수출함으로써 10억달러 이상의 초과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인도는 러시아 원유 수출량의 4분의 1을 사들인다. 국제엔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3개월간 총 390억 달러어치의 원유를 수출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원의 벤자민 힐겐스톡 교수는 "러시아가 운송비 부풀리기를 통해 원유가격 상한제에 누수를 발생시켰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할인 폭이 종전 배럴당 10달러에서 현재 2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 구입의 유인이 줄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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