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유커’ 소식에 불붙는 테마株…“국내 증시는 당분간 제한적”

이창희 2023. 8.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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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차전지에 몰린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된 가운데 시장 자금은 오랫동안 외면받은 소외주들로 분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이 6년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 '큰손'에 대한 기대감으로 화장품과 카지노를 비롯한 테마주들이 상승 흐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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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자국민 한국 단체여행 허용…사드 보복 이후 6여년만
인바운드 소비주 ‘각광’…화장품·백화점·면세점·카지노 종목 급등세
국내 증시는 ‘박스권 전망’, “종목·업종 차별화 나타날 것”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가게에 중국어로 안내 문구가 쓰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2차전지에 몰린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된 가운데 시장 자금은 오랫동안 외면받은 소외주들로 분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이 6년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 ‘큰손’에 대한 기대감으로 화장품과 카지노를 비롯한 테마주들이 상승 흐름을 보인다. 

증권가에선 이들 종목에 대해 오름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와 첨단산업 부문의 미·중 갈등으로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종목과 업종 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최근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결정으로 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이 약 6년 만에 완전히 해금됐다.

이에 따라 중국 인바운드(외국인의 방한 관광) 소비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과거 한국 시장 내 소비 진작에 크게 기여했던 중국인들이 다시 복귀하는 만큼, 중국 인바운드 소비주의 회복을 시사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분석이다. 

해당 테마주들 가운데 대표적인 종목은 화장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발 호재가 발표된 지난 10일부터 14일(종가 기준)까지 한국화장품제조는 무려 44.7% 급등한 3만4150원으로 나타났다. 업종 대형주로 분류되는 아모레퍼시픽도 8.67% 오른 13만16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마녀공장은 35.70% 상승한 3만7250원이다. 

같은 기준 백화점·면세점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신세계 주가는 21만4000원으로 10.88% 증가했다. 호텔신라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22.97%, 25.30% 급등했다. 수급 공백에 따라 역사상 저점을 경신하고 있었으나 구매력이 큰 중국인 관광객의 회복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내국인 관광객이 허용되지 않아 오랜 기간 침체기에 들어섰던 카지노 관련주들도 웃음꽃을 피웠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그린코리아레저)은 27.80% 상승한 1만6870원까지 뛰었다. 제주 드림타워 내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44.01%나 상승한 1만4790원에 안착했다. 국내 4개 카지노를 보유한 파라다이스도 24.63% 급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의류, 엔터, 레저, 카지노 등으로 구성된 인바운드 소비주도 회복 경로에 안착할 것”이라며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올랐지만, 뚜렷한 상승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중국인의 소식이 더 많이 들릴수록 인바운드 소비주 오름세도 강화될 전망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증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NH투자증권은 잔존한 미국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 그런데도 주거비가 여전히 전월 대비 0.4% 증가 추세에서 유지되는 점,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세 등이 인플레이션 우려 요인이라고 봤다.

아울러 미국이 자국 기업에 중국 첨단산업 투자 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함에 따라 미·중 갈등이 격화된 점도 악재다. 향후 미국이 한국에도 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요구하는 등 국내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할인율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주가의 박스권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며 “전반적인 주가 상승보다 종목·업종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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