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제도적 기반 갈길 먼데… 의지만 앞서는 정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인 펫보험 활성화의 관건은 '부르는 게 값'인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다.
일반 병원과 달리 동물병원은 병원마다 진단명과 진료 항목이 다르고, 동일 질병에 대해서도 진료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반려동물 진료 항목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내년까지 빈도가 높은 반려동물 진료 항목 100개를 표준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연내 조기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인 펫보험 활성화의 관건은 ‘부르는 게 값’인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다. 일반 병원과 달리 동물병원은 병원마다 진단명과 진료 항목이 다르고, 동일 질병에 대해서도 진료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료비 표준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펫보험 활성화는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펫보험 가입 건수는 7만1896건이다. 2018년(7005건)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증가세는 가파르지만, 가입률은 미미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체 반려동물 개체 수는 약 799만 마리로 추정된다. 펫보험 가입률은 아직 0.8%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손해보험업계는 펫보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각종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도 반려동물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은 정작 이뤄지지 않아 상품 개발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반려동물 등록제’ 문제가 있다. 정부는 2014년부터 반려견 몸속에 마이크로칩을 넣는 동물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2021년 기준 등록률은 53%에 불과하다. 보험사들은 등록이 안 돼 있으면 보상을 신청한 반려견이 보험에 가입한 반려견이 맞는지 가려내기 어려워 심사도 제대로 되지 않고, 보상 폭이 큰 상품을 출시하기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동물 진료 관련 진료기록부 발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호자가 요청하더라도 수의사가 진료기록부를 발급할 의무는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진료기록부 없이 손해사정이 어렵다. 이 때문에 진료기록부 발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여러 건 발의돼있지만, 수의사들 반발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반려동물 진료 항목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내년까지 빈도가 높은 반려동물 진료 항목 100개를 표준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연내 조기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표준 진료 항목은 ‘중성화 수술’ 등 10개에 그친다. 다만 이 역시 수의사들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진료 품질에 따라 진료비 차이는 달라질 수 있는데, 일괄적으로 진료비를 표준화하면 전반적인 동물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도적 기반이 아직 미비하고, 이해관계자 간 조율이 더 필요한데도 정부가 다소 ‘과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다음 달 중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의 종별·연령대별·질병 특성별로 보험료와 보장범위를 세분화하고 다양화하는 방향성 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험사들은 2007년 펫보험 상품을 출시했지만,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서 2010년부터 2년간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그때도 지금처럼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은 점, 동물병원 진료 체계가 표준화되지 않은 점 등이 똑같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단기간에 펫보험 시장을 확장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까’ 문화 사그라들까… 현대차 ‘품격’ 사회활동 눈길
- [단독] 회의록 보니…전북도·정부 ‘불통’, 잼버리 파행 낳았다
- 갑자기 꺼진 보도블록…60대 하반신 빨려 들어갔다
- [영상] 한밤중 도로에 누운 ‘쩍벌’ 여성…“소름 끼쳤다”
- 골드만삭스 “연준,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25bp씩”
- 정유라 “고문? 위조잡범이 열사 났네”…조국 부녀 조롱
- “혼인신고 하면 내집 마련 불이익”… 계속 늘어나는 ‘위장 미혼’
- [단독] 수상한 LH… 퇴직자 재취업 업체에 계약 98%
- 무단횡단중 놀라넘어져 골절…운전자 ‘유죄’ 나온 이유
- “묻지마 범죄자가 칼처럼 날카로운 흉기 쓰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