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딸 직선제’를 민주항쟁에 빗댄 정청래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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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대단한 일이 벌어진 줄 알았다.
다음 당대표 선거에서 '개딸 표'의 무게를 한껏 키우는 일, 친명계의 당권을 지켜내는 일, 다시 말해 현재 수석최고위원인 자신의 차기 입지를 다지는 일을 '민주항쟁'에 빗대 포장하고 '역사의 기록'을 들먹이며 압박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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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대단한 일이 벌어진 줄 알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14일 당내 회의에서 무척 엄중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한참 쏟아냈다. “당원 직선제를 향한 ‘8월 민주항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를 반대하는 건 국민의 명령, 당원의 명령에 대한 집단 항명 아닌가.” “김은경 혁신안을 반대하는 자는 역사가 기록할 것이다.” 박찬대 장경태 등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거들고 나선 그의 발언은 김은경 혁신위의 제안대로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당원이면 누구나 1인 1표를 행사해 당대표를 뽑자는 것이었다. 지금 민주당에서 그런 투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당원은 이재명 대표를 추종하는 ‘개딸’ 집단이다. 말은 ‘당원 직선제’지만 실제로는 ‘개딸 직선제’일 개편안을 어서 시행하자는 얘기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런 주장에 ‘민주항쟁’을 갖다 붙였다. 청춘의 꽃다운 생명과 맞바꾼 민주화를 빗댈 만큼 김은경 혁신안이 과연 정의로운가, 민주항쟁에 헌신한 이들의 희생이 이런 안을 밀어붙이는 데 소모할 만큼 그저 그런 것인가, 의문이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했다. 지금 민주당 역학구도에서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선거운동에 가깝게 들렸다. 혁신위가 제안한 대의원제 폐지안은 전당대회, 그러니까 이 대표 퇴임 또는 유고 시에 적용될 규칙이다. 다음 당대표 선거에서 ‘개딸 표’의 무게를 한껏 키우는 일, 친명계의 당권을 지켜내는 일, 다시 말해 현재 수석최고위원인 자신의 차기 입지를 다지는 일을 ‘민주항쟁’에 빗대 포장하고 ‘역사의 기록’을 들먹이며 압박한 것이었다.
당대표를 어떻게 뽑든 그 당의 일이겠지만, 민주화 과정의 역할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는 당에서, 그것도 핵심 지도부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한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항쟁의 의미를 당내 계파 갈등의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정치적 이익 앞에선 대의도, 명분도 불쏘시개로 전락하고 마는 한국 정치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김은경 혁신위를 향한 민심의 평가를 뻔히 보고도 이렇게 밀어붙이는 ‘그들만의 리그’에 그저 입맛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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