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자기계발금 주는 교회… “꿈 응원 받는 느낌 뿜뿜”

박용미 2023. 8. 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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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본(30)씨는 지난 5월 1년 넘게 운영하던 카페 문을 닫았다.

조 목사는 "성도와 교회의 사랑으로 청년들이 힘을 얻어 꿈을 향해 간다는 것이 기쁘다"며 "아낌없는 지원과 믿음이 큰 인물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자기계발금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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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본교회, 실행 계획서 심사
다양한 경험 쌓기 위한 기회 후원
청년들 도전 과정 지켜본 성도들
후원금 목표액 넘치도록 헌금
본교회 1청년부가 지난달 경기도 가평 오륜비전빌리지에서 열린 여름수련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본교회는 청년들을 위해 ‘자기계발지원금’을 지급하며 격려하고 있다. 본교회 제공


김예본(30)씨는 지난 5월 1년 넘게 운영하던 카페 문을 닫았다. 젊은 패기와 도전 정신으로 시작한 창업이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사업을 하면서 체력이 뚝 떨어져 운동을 시작하려는데 돈이 부족했다. 이때 김씨를 도운 것은 출석 교회였다. 서울 본교회(조영진 목사)로부터 ‘자기계발지원금’을 받아 복싱학원에 등록했고 가족과 짧은 여행도 다녀왔다.

김씨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황에서 교회가 물질적·정신적으로 나를 응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지금은 직장에 다니면서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방학 동안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청년들에게 교회가 ‘특별한’ 선물을 건넸다. 본교회는 지난해부터 방학이 되면 청년들에게 자기계발금을 지원하면서 격려하고 있다. 보통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은 학비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이 한정돼 있고 지급 기준도 성적과 가정형편 등을 고려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본교회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방학을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자기계발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본교회는 청년들이 방학 동안 하고 싶은 계획을 적어내도록 했다. 이어 심사과정을 거쳐 20명을 선발했다. 계획서에는 취업에 관련된 강의나 요리 배우기, 여행과 운전면허 취득 등 다양한 계획이 쏟아져 나왔다.

조영진 목사는 “우리 교회에도 봉사자를 위한 장학금이나 인근 지역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이 있는데 모두 일정 자격을 갖춰야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아무 부담 없이 각자의 계획을 실행하면 큰 자산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자기계발금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처음 조 목사의 아이디어는 당회 통과가 쉽지 않았다. 장학금은 어느 하나라도 뛰어나거나 부족한 사람에게 지급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이 이 돈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설사 잘못 쓰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기에 첫 번째 자기계발금 전액을 사비를 털어 냈다”고 말했다. 이후 청년들로부터 받은 자기계발금 사용 보고서를 통해 그들이 방학 기간 경험하고 깨달은 것이 많은 것을 보고 교인들이 헌금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목표 액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청년을 향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금성진(25)씨는 자기계발금으로 전공과 관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독했다. 매달 내야 하는 구독료가 부담이었는데 교회의 배려로 한시름 덜었다고 했다. 장예슬(28)씨는 다음 달 편입하는 대학교 기숙사비에 자기계발금을 보탰다. 등록금을 비롯해 갑자기 목돈이 나가게 돼 힘들던 차였다. 금씨는 “교회 성도들이 모아준 헌금이라 더 소중하고 감사하게 쓰고 싶은 마음이 있고 계획서를 적어내면서 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계기도 됐다”고 덧붙였다.

조 목사는 “성도와 교회의 사랑으로 청년들이 힘을 얻어 꿈을 향해 간다는 것이 기쁘다”며 “아낌없는 지원과 믿음이 큰 인물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자기계발금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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