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도 쉬고 싶다” 택배 없는 날 두 풍경
올해로 네 번째 맞는 ‘택배 없는 날’에 CJ대한통운·한진 등 주요 택배사들이 사흘간 연휴에 돌입했다. 다만 쿠팡과 컬리, 편의점 ‘반값 택배’ 등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업체는 그대로 운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우체국 등 주요 택배사들은 이날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한 뒤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사흘간 배송 업무를 하지 않는다. 12일에 접수한 택배는 16일부터 배송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이용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택배 서비스도 중단됐다.
다만 GS25와 CU 편의점의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반값 택배’는 휴무 없이 수거와 배송이 이뤄진다. 편의점 점포 간 택배 서비스는 근처 편의점에서 접수한 택배를 배송 지정한 다른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것으로, 택배사가 아닌 편의점 자체 물류망을 이용한다. 지난해 택배 없는 날에는 편의점 택배로 수요가 몰려 GS25의 경우 이용 건수가 전년에 비해 20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택배 없는 날은 2019년부터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전국택배노동조합 등이 업체와 정부에 요구해 이듬해인 2020년부터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CJ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이 쿠팡을 저격해 업계 갈등이 표면에 떠오르고 있다. 쿠팡 로켓배송과 SSG닷컴 쓱배송, 컬리 샛별배송 등으로 주요 온라인 쇼핑몰 업체는 택배 없는 날에 참여하지 않고 평소대로 배송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지난 4일 보도자료에서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를 위해 택배 없는 날을 지정했지만, 쿠팡의 택배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택배기사가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이에 지난 11일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택배 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쿠팡을 비난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도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이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택배 업체 관계자는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기로 일부 업체가 합의를 본 것은 관련 종사자 모두와 상생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소수 업체가 참여하지 않고 물량이 몰리다 보면 나중에 결국 택배 없는 날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업계를 서로 비난하는 것은 택배 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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