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정상 ‘노 타이 캐주얼 룩’ 한 컷…“어떤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 될 것”
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처음 단독으로 모이는 한국·미국·일본 정상이 ‘노 타이’ 차림으로 찍을 사진은 그 자체로 어떤 말이나 글보다도 강력한 대북·대중·대러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상회의는 이번이 네 번째다. 5년 임기 동안 1~2차례 3국 정상회의를 하는 데 그친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윤석열 정부는 2년 차에 벌써 최다 기록을 깼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처음 모였을 때만 해도 표정이 다소 경직됐지만, 1년여 만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정상회의에서 3국간 ‘프놈펜 성명’을 도출했을 때는 훨씬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난 세 정상은 가까이 서서 활짝 웃으며 대화하고 편안한 스킨십을 주고받는 등 ‘케미’가 가장 좋아 보였다.
캠프 데이비드에선 세 정상이 캐주얼 차림으로 만나 산책하는 등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복장은 편하지만 회동 그 자체가 주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특히 지난달 말 북한 열병식 주석단에 북·중·러 고위급 인사가 나란히 선 이미지 잔영을 곧바로 상쇄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불법 무기 퍼레이드를 내려다보며 귓속말을 주고받는 ‘불량 국가’ 지도자들과 별장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협력을 다지는 ‘민주 국가’ 정상들 사진은 대비될 수밖에 없다.
항상 화목한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고(故)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처음 만난 2017년 7월 사진은 정상들이 굳은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당시는 북한이 역대 최악의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던 시기로, 3국 정상회의 최초로 대북 규탄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회의 직후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남북 회담을 제안했고, 미·일은 “3국이 모여 합의한 것과 다르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런 동상이몽이 어색한 사진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각했던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사진을 두고선 일본에서 “굴욕적이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아베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갑스무니다”라며 서툰 한국어로 인사했지만 박 대통령은 눈길도 주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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