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트럼프’ 대선 예비선거서 1위 이변…좌파 정권 물러나나
아르헨티나의 대선을 두 달 앞둔 예비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로이터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예비선거의 개표 90% 상황에서 자유 전진당 소속의 하비에르 밀레이(52) 하원의원이 30%로 1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 연합인 ‘변화를 위한 함께’는 28%, 집권 여당이자 좌파 연정의 ’국토를 위한 연합’은 2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두 연합은 각각 패트리샤 불리치 전 안보부 장관과 세르지오 마사 경제부 장관을 자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지었다.
아르헨티나는 각 정당 연합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국민 투표를 실시하며, 여기에서 각 연합의 선두 후보가 대선 주자로 나서게 된다. 본선은 오는 10월 22일에 열린다.
밀레이는 그의 선두가 뚜렷해지자 선거 본부에서 “이 나라를 가라 앉히는 기생적이고, 도둑질하며, 쓸모 없는 정치 계급을 종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매번 똑같은 사람들로 다른 아르헨티나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오늘 우리는 아르헨티나 재건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도 했다.
급진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는 평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옹호해왔다.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을 없애고 페소화 대신 미 달러화를 공식 통화로 대체하겠다”거나, “낙태를 금지하고 장기 밀매를 합법화하겠다”고 주장해왔다. “기후 위기는 정치인들의 거짓말”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밀레이의 선두는 아르헨티나의 강력한 우경화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밀레이를 “극우 성향 포퓰리스트”라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116%에 달하고 국민 10명 중 4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등 경제 실패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예비선거에서 선두를 차지해 당선됐던 현 알베르토 페르난디스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21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페르난디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좌파 포퓰리즘을 상징하는 페론주의자로 분류된다. 만약 밀레이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도 승리하게 되면 이들이 실각한다는 의미도 된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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