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정기예금 재등장… 위기 넘긴 새마을금고 5%대 출시

임송수 2023. 8. 1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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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수신금리 경쟁
국민일보DB


수신금리 경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슬금슬금 올리자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 2금융권도 덩달아 금리를 높이면서 수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달 4%대를 넘어선 후 최대치로 올라섰다. 상호금융에선 5% 정기예금 상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예금금리 상승세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업권 연 최고 금리는 4.5%이다. HB저축은행은 지난 11일 ‘e-회전정기예금’, ‘스마트회전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4.4%에서 4.5%로 올렸다. 머스트삼일 저축은행도 지난 12일 ‘e-정기예금’ ‘비대면정기예금’을 통해 연 4.5%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공시했다. 이외에도 JT저축은행의 ‘비대면 회전식 정기예금’ 대백저축은행의 정기예금 등 11개 상품이 전날 기준 연 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지난 7일 4.5%의 금리를 주는 상품은 8개였지만 불과 1주일 만에 3개나 늘었다.


저축은행업권의 평균금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전날 기준 연 4.06%로 집계됐다. 지난달 12일 4%대에 재진입한 이후 최대치다. 현재 저축은행권 예금상품 346개 중 59.8%인 207개가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한다. 이 비중은 1주일 사이에 2.1% 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평균금리는 지난 1월 5%대로 치솟은 이후 지난 3월 3%대로 내려왔지만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상호금융업권도 고금리 상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위기를 넘긴 새마을금고는 최근 5%대의 고금리 예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사실상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이탈세를 겪었던 만큼 수신 확보에 급하게 뛰어든 모습이다.

연 5.53%의 금리를 보장하는 지점만 구리새마을금고 본점, 동문새마을금고, 남인천새마을금고, 남양주 별내새마을금고, 신천새마을금고 등 5곳이다. 같은 상호금융권인 신협과 농협의 예금 상품 최고 금리(각각 4.51%, 4.1%)보다 월등히 높다. 이 중 동문새마을금고를 제외한 4곳은 별도의 우대금리 조건도 없고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다. 중랑서부새마을금고(5.5%), 파주새마을금고 야당역지점(5.3%), 파주새마을금고(5.3%), 연희새마을금고(5.3%), 제주서부새마을금고(5.24%), 갈현동새마을금고(5.24%)이 뒤를 이어 높은 금리를 준다. 전날 기준 전국 새마을금고에서 금리가 연 5% 이상인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만 158개에 이른다.

제 1금융권도 4%대 예금 등장

게티이미지뱅크

이들 금융업권의 예금금리 상승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오른 연쇄 작용으로 해석된다. 통상 저축은행 등은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0.8∼1% 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신을 유치한다.

실제로 제 1금융권에서도 4%대 금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4.1% 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4.00%) 등도 4%대 이자를 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12개월 만기)는 3.5∼3.85% 수준으로 연 4%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연 3.45~3.71% 수준이던 금리 상·하단이 0.1% 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74조2332억원으로 전월(862조3583억원) 대비 11조8749억원(1.4%) 증가했다.

이는 채권금리 상승세에 따라 은행채보다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이 유리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4.285%로 나타났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새마을금고 채권 대량 매도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은행채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신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은행권 유동성,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제가 정상화된 점도 은행들이 보유 현금 규모를 늘려야 할 유인이 됐다. 금융당국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85%까지 낮췄지만 지난달부터 시작해 올해 말까지 95%, 100% 등으로 끌어올리는 등 순차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다. LCR은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예금·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등 자금시장 경색 영향으로 105%까지 올랐던 예대율 규제가 지난달 100%로 정상화된 것도 예금금리 상승 요인이다. 예대율 규제 준수하며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선 은행은 예금 비중을 늘리거나 대출잔액을 줄여야 한다.

다만 제 1금융권의 예적금 평균 금리가 5% 이상으로 올라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금리 상승세에 따라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까지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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