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참사’ 마우이섬 사체탐지견 투입…“전체 화재지역의 3% 수색”
미국에서 한 세기 만에 최악의 산불로 100명 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에 희생자의 유해를 찾는 사체탐지견(cadaver dog)들이 투입됐다고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와이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시작된 화재로 현재까지 최소 9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사망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신호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다 맹렬한 화염으로 마을들이 황폐화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 수색 절차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도시수색구조대 소속 사체탐지견 10마리를 현장에 보내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며, 추가 투입이 계획돼 있다고 CNN은 전했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국장은 “현재 탐지견들이 수색한 지역은 전체 화재지역의 3%에 불과하다”면서 “사망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현재까지 2명”이라고 밝혔다.
화재지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피해 규모가 큰데다, 화재로 화상을 입은 채 숨진 희생자가 많아 신원 확인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탐지견과 조련사들은 불에 탄 건물 잔해를 뒤져 육안으로는 알아보기 어려운 인간 유해를 찾아내는 임무를 수행한다. 당국은 이렇게 발견한 시신의 신원을 DNA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확인, 유족에게 통지하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전소된 집터마다 수색대가 다녀간 곳에는 주황색 ‘X’ 표시가, 사람이 숨진 흔적이 있으면 유해를 뜻하는 ‘HR’(human remains) 글자가 남겨지고 있다.
사체탐지견은 폭탄·마약탐지견과 마찬가지로 냄새를 통해 특정한 대상을 찾아내도록 훈련된 개들이다.
보더 콜리나 저먼 셰퍼드 등 견종이 다수이며, 활동 유형에 따라 각각 육상·수상·재난현장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 훈련 기간은 분야에 따라 최장 8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고도로 발달한 후각을 지닌 개들이 사체탐지견으로 육성되면 너무 심하게 불에 타 회색 잿더미로 변해버린 인간 유해까지 구분해낼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그러나 마우이섬 화재 현장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잔해더미를 밟고 다닌 탓에 탐지견들의 시신 수색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펠레티에 국장은 지적했다.
탐지견 훈련 전문가인 제이슨 퍼거슨은 “개들에게는 금속 파편, 날카로운 물체, 깨진 유리 등도 위험 요소로 인해 마우이 화재 현장이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은 “탐지견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와 마찬가지로 쉬지 않고 6일 연속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들은 사람들과 달리 사체 수색으로 인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겪지 않으며 임무를 수행하는 데 따르는 성취감을 느낀다”면서도 “조련사가 우울해 할 경우 이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뱃살 빼기가 가장 어렵다? 비만 명의의 답은 “거짓말” | 중앙일보
- 모기 물렸을 뿐인데…벌써 500명 감염, 6∼9월 이것 조심하세요 | 중앙일보
- 자동이체만 걸어도 5%…금융권 줄줄이 예적금 금리인상 왜 | 중앙일보
- "내가 대신 환불"…독일 잼버리·모텔 갈등에 숙박비 내준 시민 | 중앙일보
- “아쉽다, 하지만 즐거웠다” … 잼버리, 원성에서 환호성으로 | 중앙일보
- "김태우 최악 사면" 반발하는 민주당, 뒤에선 "호재" 웃는다 | 중앙일보
- 15살 딸이 흉기로 자해했는데…"병원 갈 일 아냐" 욕한 아빠 | 중앙일보
- "동업자 같았다"는 돌싱남…돌싱녀는 달랐다, 결혼생활 물으니 | 중앙일보
- [단독] 휴가반납 오세훈, 고맙다는 尹...심상찮은 '잼버리 밀월' | 중앙일보
- 휴가 중 직접 조종간 잡았다…불길 뚫고 300명 구한 영웅 정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