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TSMC ‘키맨’ 영입하는 삼성… “슈퍼 인재가 삼성 위기에서 구할까?”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8.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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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화 공정 한계로 서로 다른 기능의 칩을 한데 묶는 ‘첨단 패키징’이 전략 기술로 부각되자 삼성전자가 TSMC 키맨을 데려와 주목받는다. 과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등 상대적으로 열위인 부문에서 고비마다 TSMC 출신 키맨을 영입해왔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TSMC 린징청(Lin Jing-Cheng) 부사장(EVP)을 영입했다. 그는 지난해 말 DS 부문 직속으로 만들어진 AVP(어드밴스드패키징)팀에 스카우트됐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연말 조직 개편에서 AVP팀이 신설된 것도 린징청 영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삼성에 합류한 것을 두고 반도체업계에서는 흥미로운 해석이 나온다. 린징청 부사장을 과거 삼성 파운드리에 몸담았던 양몽송(Liang Mong-Song) 부사장에 빗대 ‘제2의 양몽송’이 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는 것이다.

양몽송 부사장은 반도체업계의 ‘풍운아’로 불린다. 한때 미국 AMD에서 일했던 그는 고국으로 돌아와 TSMC에서 근무하며 ‘핀펫(FinFET)’ 공정 기술의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핀펫은 기존 평면 트랜지스터를 3차원 구조로 세운 것으로, 채널 모양이 상어 지느러미(Fin)를 닮았다는 의미다. 2011년 양 부사장 영입 뒤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은 확 달라졌다. 당시 삼성전자는 회로 선폭(전류가 흐르는 게이트 폭)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이 최신이었다. 그랬던 삼성이 2014년 세계 최초로 14㎚ 핀펫 공정을 가장 먼저 개발해 반도체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자 양 부사장의 친정 TSMC가 2014년 그에게 소송을 걸었다. TSMC의 핵심 특허를 삼성전자에 넘겼다는 주장이다. 대만 대법원은 “2015년 말까지 양몽송 부사장이 삼성전자에서 일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는 2016년 초 삼성전자에 복직했다가 회사를 떠났다. 이후 그는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의 공동 CEO로 합류했으나 지난해 초 그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이 퍼지자 SMIC 주가는 폭락했다.

최근 파운드리와 패키징을 묶은 ‘원스톱’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삼성은 이번에도 TSMC 출신 핵심 인재를 데려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슈퍼 인재’ 한 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에 반도체업계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며 “린징청 부사장이 위기에서 삼성을 구한 또 다른 대만 엔지니어로 이름을 남길지 주목된다”고 귀띔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2호 (2023.08.16~2023.08.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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