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지능형 CCTV 설치·호신술 교육… ‘묻지마 범죄’ 뿌리뽑는다

김이현 2023. 8. 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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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들, 재난문자 발송 등 범죄 예방 총력
관악구 CCTV 관제센터에서 관제요원이 이상 상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관악구 제공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일대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한 데 이어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도 차량 충돌 및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연이어 고속터미널 등에서 칼부림 미수 사건이 일어나거나 전국 각지에서 살인하겠다는 예고글이 올라오며 시민들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서울시 내 자치구들은 지능형 CCTV 설치부터 호신술 교육까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림역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관악구는 해당 지역 CCTV 32대에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탑재했다. 관악구 관계자는 14일 “폭력 행위 등으로 사람이 쓰러지거나 하면 동작을 감지해 알람을 울리는 시스템”이라며 “사건 발생 직후 해당 지역 CCTV에 관련 시스템을 탑재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제 센터 내엔 신림역 일대 CCTV만 모니터링하는 전담요원을 배치했다.

서현역 칼부림 사건 당시 경기도·성남시 등에서 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강남구는 칼부림 등이 발생할 땐 재난문자를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 관계자는 “긴급 상황에서 경찰 등의 통보가 없다고 재난문자를 안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사시 일단 선제적으로 구민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방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남구는 강남역 등 다중인파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흉기를 든 사람을 CCTV가 감지하면 관제센터에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도 내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잠실역을 대상으로 수차례 테러 예고글이 올라왔던 송파구도 비상이다. 송파구는 이르면 이달 말까지 당직상황실 내 방범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송파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재난안전상황실을 설치했다. 하지만 평일 주간에만 운영하고 있다. 야간 상황은 당직실에서 통제하고 있는데 아직 CCTV관제센터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진 않은 상태다.

송파구는 재난안전상황실과 동일한 시스템을 당직실에도 설치해 빈틈없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현재 관제 센터 상황을 재난안전상황실에선 파악할 수 있지만 당직실에선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야간이나 주말에 특이사항을 발견하면 전화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당직실에는 이미 재난안전 전문요원도 배치돼 있는 만큼 이번 시스템이 도입되면 구청에서 특이사항 발생 시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신술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성동구는 12일부터 회당 15명씩 총 4회 생활 호신술 안전교육을 운영 중이다. 성동구 제공


성동구는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 호신술 안전교육’을 시작했다. 흉기를 든 상대를 직접 제압하기보다 누구나 실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대응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의자 등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방, 겉옷 등을 활용해 경찰이 출동하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배우는 식이다. 다양한 호신용품의 사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중구 역시 재난 안전 교육 분야에 ‘생활 호신술’을 추가했다. 17일 중구 안전보안관 약 20명을 대상으로 호신술 교육을 시행하고 9월부터 각 동 자치회관을 통해 주민 대상 생활 호신술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24시간 운영되는 통합관제센터에 추가로 ‘집중 관제 시간’도 적용해 출근 시간(오전 8~10시)과 퇴근 시간(오후 5~8시)에 인파 밀집 지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태풍 지나니 폭염… 야외근로자 돌보는 ‘봉구네, 건강지킴이’
도봉구, 전국 첫 건설현장 건강관리
서초구는 ‘쿨링의자’ 31곳으로 확대


태풍이 끝나고 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왔다. 무더위가 8월 중순까지도 계속 이어지면서 서울시 내 자치구들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봉구는 폭염 속 야외근로자의 온열질환 우려가 커지자 전국 최초로 '건설현장 근로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간호사·영양사·운동사 등 건강전문가들이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에게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사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병력·생활습관 등에 대해 사전질문을 진행한 후 온열질환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체온·심박수 검사와 만성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검사 등을 시행한다. 검사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나오며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일대일 상담과 대상자별 맞춤형 운동지도를 한다.

도봉구 관계자는 14일 "기존에도 '봉구네, 건강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재래시장 상인 등을 대상으로 유사 서비스를 했는데 건설 현장 노동자들에게도 제공하는 것은 도봉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도봉구는 이에 더해 지난달부터 서울시 최초의 테마형 무더위쉼터 '휴가' 운영도 시작했다. 특별한 기능이 없는 다른 무더위쉼터들과 달리 독서방 취미방 낮잠방 영상방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됐다는 특징이 있다.

서초구는 정류소에서 주민들이 시원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한 '서리풀 쿨링의자'를 올해 20곳에서 31곳으로 확대했다. 특수 설계된 온도 감지장치가 내장된 의자로 기온이 28도 이상이면 자동으로 상판이 냉각돼 시원하게 유지된다. 비가 올 때 우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2023년형 서리풀 양산' 대여 서비스도 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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