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피크 찍었나...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33.7조, 하이닉스 16.4조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자산이 올해 상반기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감산 영향으로 재고 증가폭은 꺾이며 “재고 수준의 피크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DS(반도체)부문의 재고자산은 33조689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5.8%, 지난해 2분기에 비해 56.6% 각각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4조6320억원어치의 반도체 재고가 쌓인 것이다.
다만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올해 2분기까지 분기별 재고자산은 ▶29조576억원 ▶31조9481억원 ▶33조6896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폭은 9.94%, 5.45%로 절반가량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7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부문 감산을 공식화했으며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는 낸드플래시 분야의 추가 감산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감산의 영향에 PC 모바일 부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고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 재고 모두 5월에 정점을 기록한 이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보다 앞서 감산에 돌입했던 SK하이닉스는 전 분기 대비 재고자산이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재고자산은 16조42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재고자산 17조1822억원보다 4.64%(7622억원) 줄었다. 회사의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8조9500억원) 대비 2022년말 재고자산이(15조6647억원) 두 배 가까이 늘어나던 추세가 꺾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창고에 수십조원어치의 재고가 쌓여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재고를 합치면 50조1098억원 수준이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삼성전자가 작년 말 11.6%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0%로, SK하이닉스가 15.1%에서 16.0%로 커졌다.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재고자산 회전율은 삼성전자가 4.1회에서 3.3회, SK하이닉스가 2.4회에서 1.8회로 각각 낮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은 13조777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1%로 작년의 8.2% 대비 상승했다. 시설투자 금액은 총 25조259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92%인 23조2473억원을 DS부문의 신·증설과 보완에 투입했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R&D 투자는 2조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075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8%로 지난해 상반기(9.3%)보다 2배 가량 늘어났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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