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환승족' 두달 연속 감소…뜨겁던 인기 주춤한 이유는 [팩플]

여성국 2023. 8. 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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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를 달군 알뜰폰(MVNO) 열풍이 주춤해진 모양새다. 가입자 800만명(휴대전화 회선 기준)을 돌파했지만, ‘알뜰폰 환승족’(번호 이동) 수는 올해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감소한 것.

1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이동전화 번호이동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 이동 건수는 21만8316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26만5985건)에 비해 약 17% 감소한 수치다. 알뜰폰 간 번호 이동을 제외하고, 통신 3사(MNO)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총 6만2201명으로, 6월(7만8910명) 대비 21% 감소했다.

차준홍 기자


이게 왜 중요해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과 맞물려 알뜰폰은 통신 3사로 고착화된 시장을 뒤흔들 ‘메기’로 주목 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5G 중간요금제 출시 등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를 촉구하며 알뜰폰 활성화 대책에 힘을 실었다. 그 결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하는 사례가 늘며 가계 통신비 인하의 핵심 방안으로 알뜰폰이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두 달 연속 알뜰폰 환승족 증가세가 꺾이자 통신 시장의 무게 중심이 다시 통신 3사로 기울고 있다.

알뜰폰 왜 주춤해


◦ 사라진 ‘0원 요금제’: 그동안 중소 알뜰폰 회사들은 통신사들이 회선당 20만~27만원씩 제공하는 판매보조금을 활용해 3~6개월 ‘0원 요금제’를 앞다퉈 출시했다. 14일 알뜰폰 비교 사이트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월 이용료가 없는 ‘0원 요금제’는 20종으로 지난 5월(35종 이상)에 비하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0원 요금제가 일부 남아있지만, 숫자나 혜택은 2~3개월 전 같지 않다. 갤럭시 폴더블 기기 출시 이후 보조금이 절반 이상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운 공짜 요금제가 줄어들자 알뜰폰으로 갈아탈 유인이 사라진 셈이다.
차준홍 기자

◦ 청년·다이렉트·자급제 효과?: 통신 3사가 내놓은 다양한 신규 요금제가 알뜰폰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 3사는 지난 6월 알뜰폰 주 사용층인 2030세대를 겨냥해 청년요금제를 내놓았다. SK텔레콤은 만 34세이하 고객에게 일반 요금제보다 최대 50%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0 청년 요금제’를 출시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만 29세 이하 고객에게 2배 가량의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청년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으로 몰리는 자급제 고객들을 겨냥해 온라인 전용요금제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통사 단말 구매자만 가입가능했던 ‘다이렉트 요금제’를 자급제 고객에게 확대했다. KT는 최근 자급제 단말 고객을 위한 포인트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을 견제하는 성격의 다양한 요금제가 알뜰폰의 주 고객인 2030 세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지난 3월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왼쪽 네번째)이 서울 종로구 NIA빌딩에서 열린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알뜰폰 성장 정체는 한동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3사의 보조금 경쟁으로 불 붙은 알뜰폰 업계의 ‘0원 요금제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도 외부 지원에 기대지 말고 저렴한 단말기 공급, 맞춤형 요금제 등 자구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망 도매대가 인하를 위한 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이 속도를 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안은 알뜰폰 업체에 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들의 도매제공 의무제도를 상설화하고 도매대가 산정방식 다양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요금제도 내놓고 있다. 토스모바일은 갤럭시 폴더블 5 시리즈 출시를 맞아 전용 요금제를 별도로 선보였다. 갤럭시 폴드·플립5 자급제 기기를 구매한 고객의 경우 4개월 간 월 3만9800원(데이터 71GB 제공, 3Mbps 속도 무제한) 요금제를 5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알뜰폰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인 LG유플러스는 지난 1일 자사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토스모바일, KCT, KG모바일을 통해 ‘CGV요금제’를 내놓았다. 12개월 간 매월 CGV 관람권 2매와 팝콘과 탄산음료 할인권 등을 제공한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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