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전액 환수 통보했지만... "시간 더 달라"는 허베이조합

김동이 2023. 8. 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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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기한 지났는데 배분금 환수 안 해… 중도해지시 정기예탁금 이자 손실 등 이유

[김동이 기자]

▲ 미집행배분금 전액 환수 조치 불응한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허베이조합은 현재 은행권에 정기예탁 형식으로 맡겨져 있는 1452억원 규모의 기금이 중도해지할 경우 막대한 이자손실이 생긴다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통보한 8월 11일까지 기금을 환수하지 않았다.
ⓒ 김동이
 
삼성지역발전기금 배분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의 미집행 기금 전액 환수를 결정하고 지난 11일을 환수기한으로 통보했다. 하지만 배분금을 받은 두 기관 모두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미집행기금 2천억, 전액 환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에 통보한 미집행기금이 환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모금회는 지난 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로 인한 피해민 복리증진과 지역공동체 복원사업을 위한 삼성중공업의 지정기탁 지원사업 배분금 환수를 의결했다.

이후 8일 임시이사회에서 의결한 배분금 환수조치를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과 (재)서해안연합회에 통보했다. 

허베이조합은 14일 "미집행기금을 모금회에 보내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로 1년 또는 2년 단위로 은행에 맡긴 기금 정기예탁금의 이자 손실을 꼽았다. 허베이조합의 배분금 환수로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된 조합 직원 정리 문제도 있어 기한 내 배분금을 환수하기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조합을 정리할 시간을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부 지부, 지부장 명의 통장 조합본부에 반납 거부도

이후 허베이조합은 본부에서 태안·서산·서천·당진지부에 지부장 명의로 은행에 맡긴 경상비 수시 입출금통장의 잔액을 '0'으로 만들어 지난 10일까지 본부 계좌로 입금하라고 했다. 태안지부와 서천지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들 지부는 "가혹한 조치"라며 모금회에 배분금 환수 조치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베이조합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이사장 명의로 되어 있지만 지부에서 관리하는 일반 경상비 입출금통장은 지부장 명의로 돼 있다"라며 "기존 통장에 있던 돈을 본부 계좌로 입금하라고 했지만, 서산과 당진지부만 보냈다. 태안과 서천지부에서는 보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앞서 모금회는미집행배분금 환수 조치와 관련해 "불응 시에는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1452억 원 규모의 정기예금... "중도해지 시 막대한 이자 손실" 

일부 지부의 반발 이외에도 모금회의 미집행배분금 전액 환수 조치에 불응한 이유는 또 있다. 정기예금을 중도해지 하면 이자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허베이조합의 기금은 서산수협에 514억원이 2년 기한으로 정기예탁됐다. 지난 2022년 4월 8일에 계약돼 만기가 8개월 남은 시점이다. 200억 원을 맡긴(2년 예치) 안면도수협도 지난 2022년 4월 14일에 계약해 만기가 8개월 남았다. 조합은 또 같은 날, 안면도수협과 하나은행에도 215억 원을 맡겼고, 태안남부수협에도 25억 원을 예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 7일과 14일 모두 하나은행과 정기예탁을 계약했다. 1년 정기예탁으로 263억 5000만 원을, 2년 정기예탁으로 260억 원을 맡겼다. 태안지부의 1452억 원에 이르는 기금도 정기예금으로 묶여있다.

이밖에도 조합은 지난해 불용예산과 경상비 등 일상경비 15억 원을 별도의 입출금 통장으로 관리하고 있다. 

허베이조합이 이러한 기금 예치 때문에 미집행배분금 전액 환수를 통보한 모금회의 환수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모금회에 양해를 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허베이조합 관계자는 "조합 이사장 입장이 아직 정리가 안된 부분이 많다"고 전제한 뒤 "태안지부의 경우 2년 기간으로 맡긴 기금 정기예탁금도 있는데 몇 개월만 기다리면 이자가 발생할텐데 중도해지하면 0.2% 정도 밖에 받을 수 없다. 이자 손실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모금회에도 정기예금된 기금은 이자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 처리됐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지금 시점에서 그냥 환수하면 이자 손실 등의 책임을 이사장에게 물을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 배분금 미환수에 특별위원회 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회는 오는 16일 특별위원회를 열어 배분금 환수 조치에 불응한 허베이조합에 대해 기금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짧은 입장만 밝혔다. 16일 특별위에서 어떠한 결정이 내려질 지 태안유류피해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김동이
 
이와 관련해 모금회 측은 '민형사상 조치' 등 향후 조치와 관련해 "8월 16일 특별위원회를 열어 기금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 통보 등의 조치도 특별위에서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베이조합이 환수 불응 사유를 밝혀왔느냐는 질문에는 "기관(허베이조합)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서는 모금회에서 밝힐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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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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