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세기 만에 최악의 산불 참사…“정부 어딨냐” 주민들, 늑장대응 비판

김상도 2023. 8.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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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미국 하와이제도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참사가 정부의 미흡한 예방대책은 말할 것도 없고 구호활동에도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현지 주민들의 입길에 오르며 공분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산불이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데다 구호활동 등 정부의 후속 대책까지 늦어지자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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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이나 카운티, 산불 사망자 93명으로 증가 발표
불 탄 면적 여의도 3배… 피해 규모 최소 60억 달러
100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덮친 미국 하와이제도 마우이섬 일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지원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100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미국 하와이제도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참사가 정부의 미흡한 예방대책은 말할 것도 없고 구호활동에도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현지 주민들의 입길에 오르며 공분을 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BBC방송 등에 따르면 대형 산불로 전력과 통신이 끊기는 등 고립된 상황에 놓인 라하이나 등 마우이섬 서부 일대 주민 수백 명은 13일(현지시간) 구호 물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은 라하이나 임시 배급소에서 다른 마우이섬 지역에서 나온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아니라 자원봉사자들로부터 통조림과 생수, 기저귀, 기타 생필품 등이 담긴 긴급 구호 물품 등을 받아 가고 있다.

구호품 수송에 나선 마우이섬 키헤이 주민인 폴 로메로는 “세금을 받는 정부의 대응은 놀라울 정도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라며 “그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라하이나의 호노코와이 마을에서 휘발유를 나눠주던 애슐리 얍도 “이 휘발유는 우리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마련했다”며 “정부는 대체 어딨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주민 세르지오 마르티네즈도 "네살짜리 아들을 안고 살아남기 위해 8시간 동안 물속에서 버텼다"며 "이렇게 살아남았는데 국가는 어디에 있나"라고 되물었다.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산불이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데다 구호활동 등 정부의 후속 대책까지 늦어지자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지역 공무원과 주·연방정부 공무원, 주방위군 등 수백명이 피해 지역에 상주하며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은 지원의 손길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 히로노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하와이)도 CNN에 “내가 아는 바로는 연방정부 기관들은 그곳(재난지역)에 있다”며 여론을 달랬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격과 상실의 시기에 있다”며 “주민들이 왜 좌절감을 느끼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현지 자원봉사자가 많이 도와주는 모습이 정부가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도 "정부는 상점으로 달려간 뒤 물건을 사다 놓는 일반 시민들보다 아마도 느리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산불 발생 당시 사이렌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평소 당국이 산불 위험을 과소평가해왔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등 당국의 미흡한 대비에 대해 원성이 자자하다.

지난 수년 동안 산불 예방대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는 데도 하와이 당국이 지난해지진·쓰나미·화산 등에 비해 산불의 위험도는 '낮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은 사실까지 확인됐다.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은 12일 성명을 내고 마우이섬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응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에 따르면 12일 현재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93명으로 집계돼 미국에서 1세기 만에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수색이 아직 초기 단계라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인적 피해뿐 아니라 물적 피해도 역대급이다.라하이나 지역에서 불에 탄 면적은 여의도(2.9㎢)의 3배인 모두 2170에이커(약 8.78㎢)에 이른다. 주택 등 건물 2200여 채가 전소되거나 무너져 피해 규모는 최소 60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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