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2분기 보낸 게임업계, 새로운 시장 개척 절실
주요 게임사들이 2분기에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게임업계 전체가 고민에 빠졌다. 많은 게임사들이 영업 적자 상태로 돌아섰으며, 그나마 흑자를 거둔 곳들도 지난해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3N 중 넥슨만 26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를 보였을 뿐, 엔씨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71% 하락, 넷마블은 영업 적자 3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더 커졌다.
크래프톤도 영업이익 1315억 원을 기록하긴 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7% 감소했으며, 카카오게임즈도 신작 성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33% 상승했으나, 작년 동기 대비로는 67% 감소했다.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도 적자폭이 커졌다. 주요 상장사 대부분의 2분기 영업이익을 합쳐도 넥슨 하나를 못이긴다.
이렇다보니, 새로운 시장 발굴이 시급해졌다. 지난 몇 년간은 코로나19 시절 특수로 인해 역대급 실적을 쌓은 것인 만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일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존 매출원만으로 그때의 영업이익을 다시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MMORPG 장르로 집중되고 있다보니, 한정된 시장을 여러 게임사들이 나눠먹는 형태가 되고 있어,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가 2분기에 흑자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점 때문인지 하반기 출격을 앞둔 신작 중에는 무늬만 새로운 IP인 신작들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게임들이 많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목만 다를 뿐 기존 흥행작들을 똑같이 벤치마킹한 게임들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게임들이 많다.
‘쿠키런’ IP 원툴 회사라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브릭시티’를 오는 24일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브릭시티’는 작은 브릭을 조합해서 개성적인 건물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샌드박스형 건설 게임이다. 500년 전 지구 멸망 때 화성에 정착한 신인류들이 다시 지구를 되살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데브시스터즈를 상징하는 쿠키들은 없지만, 각진 매력을 자랑하는 ‘피포’들이 함께 한다.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들을 조작해서 도시 안을 돌아다닌 요소도 구현되어 있어, 향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손 꼽히는 북미 시장을 노리고 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하면 데브시스터즈의 매출 다변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오위즈는 한국 게임사의 본격적인 콘솔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P의 거짓’을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은 지속적인 수익 확보를 추구하면서 싱글 플레이 기반 콘솔 게임을 등한시 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본격적인 소울라이크 장르인 ‘P의 거짓’이 한국 게임 시장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 합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대에 어울리는 게임성만 갖춘다면, 전 세계적인 인기 게임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까지 비슷한 MMORPG 장르만 연속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것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레트로 픽셀 그래픽에 본격적인 횡스크롤 액션을 더한 신작 ‘가디스 오더’를 4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디스 오더’는 ‘크루세이더 퀘스트’로 유명한 로드 컴플릿이 개발한 게임으로, 추억을 자극하는 픽셀 그래픽에 백어택, 쳐내기, 적을 일순간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브레이크 시스템 등 수동 조작을 기본으로 한 화끈한 액션을 더해 콘솔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이 MMORPG 장르에 편중되어 있는 만큼, 이전에 색다른 게임성으로 주목받았던 ‘가디언 테일즈’만큼 성공을 거둔다면, 카카오게임즈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뮤’만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 강한 웹젠도 여러 인디 게임 출시에, 미소녀 장르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라그나돌’은 일본 그람스에서 개발한 수집형RPG로, 일본 대표 요괴를 소재로 한 매력적인 미소녀들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소녀 수집형RPG는 MMORPG 장르만큼이나 대중적인 장르가 되기는 했지만, 웹젠에서 오랜만에 ‘뮤’가 아닌 신작을 선보이는 것 자체가 놀랍다는 반응이다.
다수의 ‘리니지’ IP 게임들만 선보이고 있어 비판의 중심이 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도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가장 빨리 출시될 게임인 ‘TL’이 여전히 ‘리니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그 뒤에 예정되어 있는 3인칭 오픈월드 MMORPG 슈팅게임 ‘LLL’, 언리얼 엔진5로 개발 중인 ‘아이온2’ 등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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