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주군·유엔사 사상 첫 참가…실기동훈련 늘린 한·미 연합연습
한·미가 지난 연합연습에서 대규모 실기동 야외 훈련을 5년 만에 재개한 데 이어 오는 하반기엔 규모를 더욱 늘리기로 했다. 또 처음으로 유엔사의 참가 계획을 공개하면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와 공조 의지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한·미 군 당국은 14일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합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연합연습은 1·2부로 구성돼 1부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2부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각각 실시된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대비 태세, 사이버 공격과 테러 대응, 국민안전 지원 정부 부처의 전시대비 연습과 실제훈련으로 강화된 정부연습을 지원해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합연습에서 눈에 띄는 건 규모의 확대다. 한·미는 이번 연습에서 연합 통합 화력훈련과 공군 쌍매훈련 등 30여건의 다양한 연합 실기동 훈련을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상반기 연합연습 기간 ‘전사의 방패(WS·Warrior Shield)’ 이름으로 치러진 실기동 훈련 25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8월 연합연습에선 이 같은 훈련이 13건 실시됐다.
훈련 규모가 커지면서 전략폭격기 B-52 등 미 핵전력이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출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소대급부터 여단급 부대 등으로 구성된 참가 병력도 지난 두 차례 연합연습 때보다 많다”며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의도, 최근 전쟁 교훈 등 변화하는 위협과 안보 상황을 반영한 연습 시나리오로 실전적인 연습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육·해·공군, 해병대 뿐 아니라 미 본토 우주군이 처음 참가하는 점도 이번 연합연습의 특징이다.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 공보실장은 “이번 연습은 태평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며 “우주군은 우주, 지상, 공군, 해군, 사이버 영역, 인지전 분야 영역에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주한 미우주군을 창설하기도 한 미군은 이번 연합연습을 통해 미 본토를 겨냥하는 북한 핵·미사일을 염두에 두고 통합 대응 능력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또 이번 연합연습에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등 10개 유엔사 회원국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유엔사 회원국은 그간 꾸준히 한·미 연합연습에 참가해왔지만, 군 당국이 연습 실시 전 해당 사실을 발표문으로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놓고 지난 정부 축소된 유엔사의 역할을 현 정부 들어 복원하려는 기조와 맞닿아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엔사 주요 직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은 지금도 유엔사를 한반도 적화통일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며 “강력한 한·미동맹을 핵심축으로 유엔사 회원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확실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하반기 서울안보대화 시점에 맞춰 처음으로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다자 회의를 열 계획이다. 군 당국자는 “이번 연합연습을 계기로 한·미동맹뿐 아니라 유엔사라는 국제사회의 지지 축을 확보해 효과적으로 대북 압박에 나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연습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 등 반발이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라”고 지시했다. UFS를 명분으로 각종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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