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잼버리는 전라도 탓? 文정부 7년차 연상케 하는 화법"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4일 여권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 정부와 전북에 돌리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잼버리는 전라도 탓'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되뇌는 것이 전략인가 본데 가장 무서운 것은 그런 말을 반복할수록 비슷한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며 "정권은 4년 가까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현생에서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 고깃집에서 친구들과 고기 먹다가 '이번 잼버리는 전라도 때문에 망했어'라는 말을 과연 하고 있겠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2년 차인 만큼 '우리가 문재인 정부보다 이게 낫습니다'를 광고해도 모자랄 판에 흡사 문재인 정부 7년 차를 연상하게 하는 화법으로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태풍이 다가오니까 '문재인 정부가 태풍 대비 잘해놨을지 궁금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은 매우 강한 형태의 조소"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도 "새만금은 전라북도에서 '보수의 치적'으로 키워나가는 곳"이라며 "이걸 악마화 해봐야 남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태우 시절부터 추진된 새만금 간척사업을 이어 농지에서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에 오히려 보수 정권이 적극적이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넣고 실제 추진되는 상황이었다"며 "'전라도가 해 먹었다'고 몇조원 이야기하는 것은 전부 다 보수 대통령들이 시작한 사업이거나 보수의 대선공약이었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전라북도는 14.4%라는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한 곳이고, 박빙 선거에서 그 의미는 상당했다"며 "새만금 화장실이 아무리 더러워도 들어갔을 때와 나왔을 때 마음이 바뀌는 화장실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선 전 정부와 현 정부, 조직위원회와 전북이 쓴 잼버리 예산 규모를 비교하며 "자료대로면 조직위가 최고 책임이고 예산의 80%는 현 정부 시기 지출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글을 올린 뒤 일부 보수 지지자들의 반발이 나오자 "전라도 때문이라는 단순화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탓이라는 것과 동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모든 문제의 핵심일지도 모른다"며 "A도 싫고 B도 싫다는 양비론은 극혐하지만, A가 아니면 꼭 B가 나쁜 놈이어야 한다는 이분법은 더 황당한 양태"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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