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파문’ 로버트 할리, 4년만에 공개석상…“죽음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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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자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2)씨가 마약 투약 파문 이후 4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마약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한편 마약 사범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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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생각했지만 주변 관심과 사랑 덕에 회복”
방송인이자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2)씨가 마약 투약 파문 이후 4년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마약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한편 마약 사범들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씨는 14일 국회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해외 청소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 동부 주립 대학교의 로스쿨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파티하다 보니 술과 대마초를 피우게 됐다”며 “마약을 한 번 접하게 되면 끝없는 사이클이 시작된다. 중독자 대부분 일반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나중에는 약을 사기 위해 도둑질을 하거나 직접 판매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환각 상태에 빠져 술에 취한 사람처럼 엉뚱한 짓을 하게 되고, 죽지 않더라도 심한 우울증이 생겨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약 투약 파문 이후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하씨는 “죽고 싶었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며 “가족들이 그것을 알고 막기 위해 하루종일 제 옆에 있었다. 몇 달 동안 가족이 저에게 보여준 사랑과 관심, 몇 명의 친구들과 매니저 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저와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도 주변 사람의 관심과 사랑, 우정이 있어야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마약을 다시는 해보고 싶지 않다. 생각만 하면 토가 나올 거 같다”며 “일반인들은 저처럼 이런 기회가 많이 없다. 한국에서 마약 중독자를 교육할 수 있는 시설이나 병원이 너무 부족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마약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치료하는 시설과 회복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우리가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사회의 마약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씨는 마약 생산자와 공급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마약사범 초범일 경우에는 처벌보다 치료와 교육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고 봤다. 그는 “이들(초범)이 교도소에 가면 보통 마약 사범들끼리 같이 있게 된다. 그들은 매일 서로에게 마약 해도 안 걸리는 방법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결국 출소한 뒤 다시 같은 생활을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 치료 병원이나 시설을 지원하고 그들을 비난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줄 때 그들은 용기를 내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며 “미국처럼 악화하기 전에 서로를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씨는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8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0년 모친의 사망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형을 마치지 못한 관계로 미국 정부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선고 직후 “실수했고, 잘못했으니까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앞으로 가족을 생각하고, 가족을 충실하게 사랑하겠다. 가족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말초신경암이라는 희귀암 투병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최근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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