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해 준 대통령님께 감사, 다시 강서구청장 출마"

곽우신 2023. 8.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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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 상실한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 공식화... 여당 "아이고", 야당 "후안무치"

[곽우신 기자]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김태우 강서구청장(전 검찰 수사관)이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2.8.12
ⓒ 연합뉴스
 

"다시, 강서로 돌아가겠습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이 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오는 10월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재도전을 공식화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단행된 특사였다. 박탈된 피선거권도 복권됐다. 김태우 전 구청장이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의 고민도 더 깊어지게 됐다(관련 기사: '직 상실 강서구청장을 어찌할까', 고민 깊은 국힘).

김태우 "윤 대통령께 깊은 감사... 남은 시간 다시 강서구에"

김 전 구청장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공익신고자' 김태우, 오늘 사면 복권되었다"라며 "사면을 결정해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과 정부 당국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명수의 법원'은 공익신고자에게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혐의를 씌워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라며 "겨우 반 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으로 57만 강서구민의 민의를 저버렸다"라고 법원 판결을 비난했다. "이는 판결이 아닌 정치를 한 것이고, 정치가 공익을 덮어버린 것"이라며 "도둑을 잡으라고 신고하니 도둑은 잡지 않고 신고한 사람만 처벌한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특히 "강서구로 다시 돌아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힘들었던 시기에, 서울 강서구는 공익신고로 오갈 데 없었던 저를 따뜻하게 받아주었다"라며 "57만 강서구민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재판 중이던 저를 '강서구청장'으로 선택해주셨다. 이에 보답고자 '강서구청장 김태우'는 목디스크가 파열되도록 온 열정을 다해 구정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김 전 구청장은 "오늘 사면으로써 억울한 누명은 벗겨졌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이제는 정의로운 국민 여러분들께서 정치 보복을 자행한 '김명수 사법부'를 심판할 때다. 우리 아이들이 상식과 정의가 살아있는 대한민국에서 자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목소리를 내주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라며 "국민이 주신 기회를 국민에게 봉사하며 쓰겠다"라며 입장문을 마쳤다.

여전히 논평 없는 국민의힘... 질문 나오자 "아이고"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논평을 자제하는 가운데,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이고"라고 한탄하며 "어렵다"라고 답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당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현재 지도부에서나 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론화 되지도 않았고,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도 없다"라며 "최대한 지도부가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합리적인 결정이 되도록 저희들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사면복권 자체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에 관해서 묻자, 유 수석대변인은 "일단 김태우 전 구청장의 이번 판결은 사실은 전 정권 비리를 폭로한 공익제보의 성격에 대한 사법적 재단이 정당하느냐의 문제 제기도 있다"라며 "그러나 그것과 관계없이 어쨌거나 사법적 판단을 겪어서 최근에 유죄 선고가 됐는데 빠른 사면복권이 과연 또 정당하냐의 논란도 있다"라고 말했다. "저희들도 여러 가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깊이 검토를 해야 될 상황으로 생각한다"라며 즉답을 피한 것이다.

그는 당의 방침이 정해지는 시기에 대해서는 "어차피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가능한 한 서두르지 않겠나"라고만 대답했다.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가 다시 출마? 후안무치의 끝판왕"

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은 김태우 전 구청장을 비판하면서 당의 조속한 공천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예정자 경만선·김용연·박상구·이창섭·장상기·한명희 6명은 이날 합동 성명을 내고 "김태우 전 구청장은 반성은커녕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고, 이에 장단 맞추듯 윤석열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꼼수 사면'을 결정하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귀책 사유로 인한 보궐 선거임을 인정하고 강서구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무공천으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며 "김태우 전 구청장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자숙해야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해 중앙당에 촉구한다"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내년 총선에 대한 민심을 확인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당은 강서구민과 강서구 당원의 뜻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통해 지역 밀착 후보를 하루빨리 선출해야 한다"라는 요구였다.

또다른 출마예정자인 정춘생 민주당 교육연수원 수석부원장 역시 성명을 내고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가 다시 출마하는 것이 책임 정치에 맞는 행위인가?"라며 "본인의 귀책 사유로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보궐 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반성과 사과는커녕 다시 출마하겠다니 그 뻔뻔함과 무도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강서구민을 우롱해도 유분수지, 후안무치의 끝판왕"이라며 "김태우씨, 보궐선거를 통해 부활을 꿈꾼다면 꿈 깨시라. 우리 강서구민들은 이번 보궐선거가 범죄자의 부활을 꿈꾸는 선거판이 되도록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태우를 공천한 것, 이로 인해 결국 보궐 선거를 치르게 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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